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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 패권전쟁의 승자는 ​5,000억달러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폭탄을 터뜨리겠다는 미국에 맞서 중국도 맞보복을 공언하고 있어 양국은 관세보복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두 강대국이 정말로 벌이고 있는 전쟁은 첨단 기술력 확보를 둘러싼 패권게임이다. “기술혁신에서의 성패가 곧 국가경제 발전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설파한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의 이론은 너무나 유명하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신항로 개척기술을 통해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했고, 제조업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 대량생산 기술과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혁신으로 2차와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끈 미국이 패권국가가 된 것은 당연했다. 인간의 활동을 통합된 사물인터넷으로 대체시켜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은 또 다른 패권을 탄.. 더보기
이슬람 내부의 세계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의 확장 속도는 놀라웠다. 지중해에 연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를 평정하고 기독교권까지 퍼져나갔다. 유복자로 자랐고 글조차 모르던 선지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척박한 사막 한구석에서 시작된 종교가 제국 로마의 기독교와 겨루며 이토록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기독교권은 점차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존 종교와 신흥 종교가 맞부딪친 힘의 충돌이 일어났다. 일련의 충돌은 십자군 전쟁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미증유의 성장을 보여준 이슬람의 힘을 설명하는 가설이 제법 있지만 널리 받아들여지는 원인 중 하나로 ‘통전성(integrity)’을 이야기하곤 한다. 절대자 하나님(Allah)이 한 분이니 그의 속성으로 말미암은.. 더보기
일반 중국인들에게는 잊혀진 6.4를 기억하는 사람들 ​ In China, the Tiananmen Square massacre is not taught in any textbook, aired on any television channel or marked by any monument. But 30 years on, it remains vivid in the subconscious of the People’s Republic. Why? This is a question that has followed me since coming to China as a reporter in 1994, shortly after the fifth anniversary of what is known here simply by two numbers, 6/4, shorthand .. 더보기
잊고싶은 톈안먼 30주년 해마다 6월 4일이 다가오면 중국 내 포털사이트와 동영상 플랫폼,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작전이 펼쳐진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와 연관되거나 그를 연상케 하는 단어, 사진, 영상, 노래 등이 일제히 사라진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인 '검열 로봇'은 온라인 상의 콘텐츠를 감시한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것을 이른다. 특히 올해는 톈안먼 사태 30주년이어서 중국 당국의 경계와 검열이 여느 해보다 삼엄하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시위와 관련된 콘텐츠는.. 더보기
시진핑은 왜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뒤집었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는 것은 물론 국가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지난달 26일, 40여 명의 각국 정상을 불러모은 가운데 열린 베이징 일대일로 포럼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 말이다. 시 주석은 '국가 보조금 문제 해결'과 '외국기업 투자 장려', '위안화 환율 안정적 유지', '미·중 합의 관리를 위한 기구 설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상 미국에 대한 '항복 선언'으로 들렸다"는 게 현장에 있던 외신 기자들의 반응이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초 "미·중 합의문에 상당한 진.. 더보기
미국의 판매제재에 대한 런정페이의 답변 지난 21일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任正非)는 기자 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의 화웨에 대한 판매제재 조치를 16일 발표하자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우리 통신 사업부문은 현재 글로벌 범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때리는 것도 이 부분이고요 그러나 정작 큰 문제 없는 부분도 이 사업부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오히려 다른 두 사업부문이 현재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죠” *화웨이 사업부문은 크게 소비자(스마트폰/가전과 같은 소비재), 통신(통신장비 및 네트웤 솔루션), 기업 (엔터프라이즈 및 B2B 솔루션) 세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그만큼 통신사 사업부문은 오랜 시간 잘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확신하는 부분은)5G, 광랜, 인터넷 코어 등 영역에서 화웨이는 타격을 입지 않을 .. 더보기
중국 무역전쟁 재개하며 ‘철원 삼각지 전투’를 불러낸 이유 '철의 삼각지'란 철원군과 김화군, 평강군을 연결하는 삼각형 지역을 가리킨다. 이 지역에 해발 1062미터의 오성산이 있고, 오성산 남쪽 기슭에 상감령(上甘嶺)이라는 이름의 해발 598미터의 낮은 야산이 있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고지들이 이어져 있다. 이 지역에서는 1952년 10월14일부터 43일간 한국군과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유엔군과 중공군 사이에 한국전쟁에서는 다시 없었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 전투는 우리에게는 '철의 삼각지 전투'로 알려졌고, 중국측에는 '상감령 전투'로 기록됐다. 철의 삼각지 전투에서는 휴전을 앞두고, 병력 상실을 막기보다는 고지 탈환을 더 중요한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났다. 우리 쪽 기록에는 "한미군이.. 더보기
한한령의 역사와 이율배반적인 중국의 태도 가수 비가 지난 15일 베이징 니아오차오 올림픽 경기장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드디어 중국에서 한한령을 폐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관측이 언론지상을 도배했다. 한한령, 한류 금지령은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의 치졸한 복수로만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이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또 명문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분명 업계 전반에 아주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실체가 분명하다. ​ 중국의 한국 금지령은 중국 단체 여행의 한국 여행 금지령과 한류 문화 금지령으로 나뉘고, 한류 금지령은 크게 세가지로 또 나뉜다. 첫째, 영화 분야의 스크린 쿼터 강화다. 과거 한한령 이전에도 우리나라 영화는 일 년에 고작 한 두 편 정도만이 중국 극장에 걸릴 수 있었다.. 더보기
차이메리카 시대의 종언, “미중 양국 의존 발전모델은 끝났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 쪽 사령탑인 류허 부총리가 무역협상을 위해 5월9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할 무렵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류허(刘鹤)부총리를 청나라 말 청일전쟁 패배 뒤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어야 했던 리훙장(李鸿章)에 비유하는 글이 퍼졌다. 1895년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청은 시모노세키조약을 통해 일본에 대만을 넘겨주고 거액의 배상금을 내야 했다. 무역전쟁을 빌미로 중국 주권을 침해하려는 미국의 ‘불평등 조약’ 요구에 굴복하는 것은 과거 ‘100년의 굴욕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는 중국 내 반미 감정과 강경론이 번졌다.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긴 미-중 무역전쟁이 이제는 노골적 패권 경쟁과 신냉전 구도로 확전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차세대 성장동력과 발전모델의 ‘급소’를 겨.. 더보기
미중 무역전쟁은 한국에게는 기회? 지금 중국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막힌 미국 수출길을 어떻게 뚫느냐에 있다. 베트남, 태국 등으로 공장을 옮긴다. 'Not made in China' 라벨을 붙이기 위해서다. 부가가치가 낮은 상품이야 베트남으로 가겠지만, 전자 제품 등 기술 함량이 높은 건 한국이 최적지다. 한국에 공장을 세우고 거기서 완성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식이다. 2001년 WTO 가입에 버금가는 변화가 올 것이다. 서플라이체인이 바뀐다. 변화할 때 기회가 오는 법이다. 중국의 문이 닫혔을 때 홍콩이 그 창구 역할을 했듯, 한국과 일본이 이번에는 중국의 창구 역할을 할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변화 흐름을 탄다면 비즈니스 기회는 충분하다. 정말 미·중 무역전쟁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