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산시성 대입 작문시험에서 확인된 중국내 지역격차

지난 7일과 8일은 중국의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중국 전역에서 시행되었다. 올해 전 중국의 가오카오 응시자는 무려 942만명. 시험 첫 날인 7일 일요일 오전에 어문, 오후에는 수학 시험을, 이튿날인 8일 오전에는 문, 이과 종합, 오후에 영어시험을 치뤘다.



​​국영수가 각각 150점씩 450점이고, 문이과 종합 3과목이 각 100점씩 300점, 총 750점 만점이다. 이중 국어에 해당하는 어문은 한가지 주제를 주고 800글자내로 수험생의 논지를 풀어내는 작문 시험으로 항상 시험이 끝난 후 가장 주목을 받는 과목이다.

올 해의 경우 산시(陕西/34.5만), 허베이(河北/응시생:40.2만명), 허난(河南/77만), 산시(山西/34.2만), 장시(江西/35만)성 등 5개 성의 총 응시자 220.9만 명이 동일한 주제로 작문 시험을 치뤘다. 시험문제는 "교통규칙을 위반한 아버지를 고발한 딸의 입장에서 한 통의 편지를 쓰라(给违反交规父亲一封信)"라는 것이었다.



이 주제는 올 5월 7일 후베이(湖北)성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 아버지가 고속도로에서 운전중에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것을 대학생 딸이 말리다 못해 웨이보로 경찰에 신고한 것. 당시 이 사건을 처리했던 후베이(湖北) 공안은 이 사건을 대의멸친(大义灭亲·정의를 위해서는 부모형제라도 봐주지 않는다)한 딸을 통해 중국 현 시진핑 지도부가 강조하는 '법치사회'를 확인하고 강조시킬 목적으로 신고자였던 대학 사년생 딸을 '아이신꾸냥(爱心菇娘)'이란 가명으로 소개하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후베이 공안이 기사화를 시킬 당시만에도 '아이신꾸냥'은 큰 반향없이 넘어갔지만 문제는 대학 입시 가오카오작문 시험에 이 내용이 출제되자 시험을 마치고난 수험생들이 눈에 불을 키고 '@아이신구냥'이란 이름을 쓴 네티즌을 찾아낸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인육수색(人肉搜索·신상털기식 개인정보 수집)'이라 한다. '아이신구냥'이란 아이디를 가진 본인은 사건의 실제 당사자가 아니라고 극구 해명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이 네티즌은 자신의 웨이보를 폐쇄했다.

후베이 공안이 실제 당사자가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아이신구냥'의 웨이보 글에는 6만개의 댓글이 달렸다. 모두 "너의 알량한 신고정신땜에 3년을 준비한 나의 정성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그녀를 욕하는 내용들이었기때문이다.

한편 이 작문시험이 치러진 5개 성은 중국내 다른 성시보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많은 곳으로, 출제자의 의도와 달리, 자가용, 휴대폰은 커녕 고속도로까지도 생전 구경해 보지 못한 농촌 벽지지역 응시생들이 많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실제로 시험을 치른 한 네티즌이 교육당국에 '본인은 시골 벽지 깡촌출신으로 고속도로는 TV에서만 봤고, 가난한 농부출신인 아버지가 감히 자가용을 모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어찌 이런 주제로 시험을 출제했느냐"는 편지를 보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상에서의 전화통화가 음주운전만큼 위험한 행동이고 '부모가 사랑으로 자녀를 대하고 자녀는 부모에 효도한다'는 전통적인 관념에 비춰보면 결코 딸이 아버지를 고발해서는 안돼지만 딸의 고발이 사회공공질서와 법률의 준수에서 나아가 결국에는 아버지의 생명안전을 보호했다는 측면에서 "효도를 했다"는 시험 출제의도는 이해하지만, 어린 수험생들에게 부모에 대한 천륜을 어기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는 시험주제의 적정성 문제, 아직도 휴대폰, 자가용 등은 하늘의 별 같은 먼 나라 이야기인 사회 기층민들과 그들 가족인 수많은 수험생들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农村考生”称高考作文难:没见过高速路父亲也没车】高考作文题“女儿举报高速路违规父亲”引争议。一自称农村考生写信称,“高速公路只是电视上的事…父亲一个农民怎会有车?”有人指出“这信是伪造的,但基层教师认为,高考“城市化倾向”是不争的事实。(中青报)http://t.cn/R20WKU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