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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위안잉과 펑샤오캉의 악연이 판빙빙에게 불똥 튀어

최근 중국 영화계를 발칵 뒤집은 사건으로 추이잉위안(崔永元)이라는 앵커의 중국 유명스타 배우의 이중계약서 작성폭로가 있었다.

이번 폭로사건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있는 “배신, 몰락, 복수”가 모두 들어가 있는데다가 등장인물로는 중국 최고의 인기배우 판빙빙(范冰冰), 5세대 감독으로 추앙받는 펑샤오강(冯小刚)이 주요인물로 등장하여 중국인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사건은 90년대 후반 폭로자 추이가 중국 CCTV에서 <实话实说 사실대로 말한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추이가 진행하던 프로는 한국으로 치면 <그것이 알고 싶다> 혹은 <PD 수첩> 같은 내용으로 사회고발을 담고 있는 시사프로그램으로 당시 중국에서는 꽤나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당시 추이 앵커의 인기는 요즘 한국으로 치면 손석희 급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추이 앵커의 친한 지인중에 펑샤오강 감독이 있었다. 펑샤오강은 중국의 5세대 감독으로 장이머우와 더불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겸비한 대표 감독으로 거론되는 사람이다.

2000년대 초까지 그 둘은 꽤 친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 받는 저명인사로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였는데 당시 펑샤오강은 작품에 대한 소재고갈을 겪고 있었고 때마침 최영원과 자주 만나면서 방송이라는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했다. 바로 2003년 발표된 ‘휴대폰(手机)’이라는 영화였다.

영화 ‘휴대폰’은 방송국 앵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사랑과 불륜에 관련한 블랙코미디이다. 다만 그 단순한 내용을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 저명 인사급인 방송국의 유명 앵커가 알고보니 딴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그것이 걸릴까' 전전긍긍하면서 이런저런 거짓말을 해 나간다는 것이 작품을 더 재밌게 하고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핵심 소재가 된 것이다.

문제는 영화에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의 이름이 <有一说一 할 말이 있다>인데 이는 누가봐도 당시 추이가 진행하던 <实话实说>와 똑같다는 점이다. <有一说一>이나 <实话实说>이나 둘 다 ‘있는대로 이야기 한다’라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던 추이는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후배 여 아나운서인 허징(和晶)에게 물려 주고, 잠시 쉬고 있던 차에 해당 영화가 개봉되자 대중들은 추이와 허징이 내연의 관계라도 믿게 된다. 사실은 영화와 당시 중국의 연예 관련 미디어들도 대중들이 그렇게 믿도록 홍보를 한 것이다.

그로인해 추이는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고통받아야 할 만큼 힘들었고 오랫동안 일을 쉬어야 할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최고의 앵커 자리에서 이후로는 쇄락하게 된 후에야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반면 펑샤오강은 이후로 더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대표감독으로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

영화 제작자와 감독이 소재고갈로 고통받는 것은 미국,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였는지 작년 <방화>라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던 펑샤오강은 최근 뜬금없이 17년전 영화의 속편인 <휴대폰 2>를 찍겠다고 발표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대중들의 관심에서 잊혀지면서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던 추이는 자신이 몰락하게 된 핵심 영화의 속편을 그것도 과거의 등장 인물들이 그대로 나온다고 하니 화가 나서 과거에 본인이 겪었던 모든 일들을 웨이보에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면 과거에는 대중들은 오직 미디어를 통한 정보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라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뒤에서 바람피우는 이중인격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추이가 이제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제대로 정리하면서 반격할 수 있었던 셈이다.

추이의 분노에 찬 입장발표에 펑샤오강은 '영화는 영화일 뿐 그리고 그건 그냥 영화속 재미를 위한 설정'이라고 해명했다. 물론 추이에 대한 사과나 위로는 없었다.

대중들의 시선이 과거처럼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욕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중립적인 관점으로 팽팽하게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휴대폰>에서 주인공의 내연녀로 출연했고 이번 속편에서도 다시 캐스팅 된 현재의 중화권 톱스타 판빙빙이 본인의 웨이보에 영화 <휴대폰 2>의 제작을 축하하고 본인의 배역에 대해 '화이팅'을 언급하자 본인을 또 한번 조롱하는 것이라 생각한 최영원이 대형 폭탄을 터뜨렸다.


한 톱스타가 6,000만 위안(100억)의 출연료를 받았지만 실제 촬영장에는 4일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 계약서도 1천만 위안짜리 공식계약서와 5천만 위안짜리 이면계약서로 이중계약을 해서 탈세를 한다는 주장이었다. 대중들은 그 톱스타가 판빙빙이라고 이미 단정을 지은 분위기이다.

게다가 판빙빙의 소속사가 2015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탈세에 대한 의혹은 더욱 짙어지자 해당 세무당국에서는 판빙빙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러한 이중계약에 대한 의혹이 <휴대폰2>도 해당될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华谊兄弟)와 투자 및 배급에 관련된 모든 중국 영화계 회사들의 주가가 하한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판빙빙에 관련된 모든 회사가 여기에 포함되었다. 화이브라더스는 당연히 하한가를 맞았고 판빙빙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저장TV, 그 외 알리바바 픽처스나 TV드라마 제작사 우한 DDMS 등도 근접한 수준으로 주가가 박살났다. 판빙빙이 관련된 미디어 업종이 하루만에 시총 2조원이 떨어졌다고 한다.

상황이 본인이 예상했던 것 보다 커지자 추이잉위안은 수숩코자 노력중이다. 일단 본인이 저격한 대상은 <휴대폰 2>가 아니라고 서둘러 발표했고 다른 스타들의 이면계약서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마 추이의 휴대폰으로는 펑샤오강을 포함한 판빙빙의 관계사 모두에게 지금 엄청난 전화가 오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과거에는 추이가 강자였지만 지금은 그가 약자인지라 판빙빙, 펑샤오강 보다 과거에 그들이 의심하고 조롱했던 추이를 더 응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대중들은 참 냉정하고 또 냉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