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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중, 반일파 동상머리 자르기 경쟁

24일 대만 연합보(聯合報)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대만 북부의 양밍(陽明)산 국가공원에 설치된 장제스 동상의 머리 부분이 절단된 채 발견됐다. 머리 부분이 잘려나간 장제스 동상에는 빨간 페인트가 부어져 있고 검정 스프레이로 '2·28 원흉', '살인마' 등의 문구도 적혀 있었다.


​현장에선 작은 톱이 발견됐지만 잘려나간 머리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만 경찰은 인근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조사하는 등 자세한 정황을 조사 중이다.

이후 대만의 급진 독립단체로 알려진 '대만 건국 공정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들과 함께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며 지난 16일 남부 타이난(台南)에서 일어난 일본인 핫타 요이치(八田與一·1886∼1942) 동상 머리 절단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요이치는 대만의 친구"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장제스 기일 이틀전인 이달 3일에도 타이베이시에 있는 장제스 동상 머리를 자른 바 있다고 밝혔다.

핫타 요이치는 일제의 대만 식민지배 시절 대만인들에게 냐오산터우 댐의 건설을 지도한 인물로 대만에서는 이 댐 덕분에 쟈난(嘉南)평원이 대만의 곡창지대가 될 수 있었다며 대만과 일본 사이의 우호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요이치 두상 절단 사건은 대만이 중국에 통일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통일촉진당(中華統一促進黨) 당원인 이청룽(李承龍) 전 타이베이 시의원 등이 소행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대만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 계열 인사는 반(反) 중국, 친(親) 일본 성향을, 중국과의 통일을 바라는 국민당 계열은 반 일본, 친 중국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도 역사 바로세우기를 모토로 1940년대 국민당 정권에 의한 원주민 학살사건인 2·28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장제스를 기리는 중정(中正) 기념당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며 탈(脫) 장제스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 정부는 명말 시기 대만을 수복한 정성공(鄭成功)을 기리는 제전의 격을 낮추고 54년만에 처음으로 제주(祭主)를 맡아오던 내정부장(내무부 장관)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열리는 정성공의 대만 상륙기념일 행사는 사당이 위치한 타이난(台南)시 정부 주관으로 개최된다.

일본인 어머니를 두고 일본에서 태어난 정성공은 해상무역상인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명나라로 건너가 항청복명(抗淸復明) 군대를 이끌며 청나라에 대한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다가 1662년 대만을 공략, 네덜란드 세력을 축출한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대만을 개척한 영웅으로 추앙한다.

타이난시 문화국장은 오는 29일 제전엔 라이칭더(賴淸德) 타이난시장이 제주로 행사를 주관하고 내정부장은 당일 일정으로 인해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행사에 내정부장이 참석할지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대만 원주민 출신의 한 입법위원이 내정부에 정성공이 대만에 상륙할 때 원주민들을 학살한 적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타이난시의 원주민 출신 시의원도 이런 문제점을 따지며 타이난시 주관의 정성공 제전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신대만 국책싱크탱크' 연구소가 1천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는 중국과의 현상유지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62.0%는 대만 독립을, 21.2%는 중국과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자신을 '대만인'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83.5%에 이르렀고 10.6%는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보였으며 나머지 1.3%만이 '중국인이기도 하고 대만인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만의 사회여론이 대만 독립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최근 통일파의 요이치 동상 절단에 대한 독립파의 심리를 자극, 이번 장제스 동상 머리 절단 사건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