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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함께 중국찾은 마크롱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발음은 ‘마커룽(马克龙)’이다.  "용을 이기는 말"이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은 자신들을 "용의 후손(龙的传人)"으로 자처하기에 서방 언론들이 중국에 가장 잘 대처할 인물로 마크롱을 꼽는 이유중 하나가 그의 중국식 표기이름에서 알 수 있다는 우스개 말도 있다.

8일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 브리짓 여사가 첫 중국방문을 옛 실크로드의 기원지이자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시발지인 오천년 고도 산시성 시안에서 시작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며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해외 개척 프로젝트에 서방 각국이 경계심을 보이는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또한 마크롱이란 그의 이름에 걸맞게 시진핑 주석에게 줄 선물로 프랑스 공화국 수비대의 호위마 한 필을 가져왔다. 망슈 지역에서 태어난 '베수비어스'라는 이름의 8살짜리 적토마로, 이번 선물은 시 주석이 지난 2014년 파리를 방문했을 때 그를 호위한 104명의 기병에 매료됐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가 공화국 수비대 기병대의 말을 외국 정상에게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치 옛 중국 황제들이 피와 같은 땀을 흘리며 천리를 달린다는 명마 "한혈마(汗血马)" 획득에 온 국력을 쏟은 것을 아는 눈치였다.  마크롱은 이날 진시황 병마용과 서역에서 불경을 가져온 것을 기념하여 만든 다옌타(大雁塔)등을 관람한 뒤 “시 주석에게 지구를 더욱 위대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올해와 내년을 양국 공동의 생태문명 건설 이행의 해로 제정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시진핑 띄우기’는 마크롱 자신의 위상 강화와 맥이 닿아 있다.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떠오른 중국과 손을 잡아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영국과 묘한 대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홍콩 명보는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이후 프랑스 영향력 복원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영향력이 갈수록 위축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대신하는 유럽의 리더를 꿈꾸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접도 극진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문 때처럼 마크롱 대통령을 자금성(故宫)으로 안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영프랑스전력(EDF)과 아레바(AREVA),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 등 프랑스의 대표 기업 50개가 포함된 방문단에 굵직한 수출 협약을 쏟아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두 정상이 100억 달러(약 10조 6250억원)에 이르는 투자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