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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죠가 자신을 완전 연소해야할 이유는



“불완전 연소된 인생"을 살고 싶진 않던 근성의 파이터 야부키 죠가 마주쳤던 상대중 가장 겁에 질렸던 사내는 바로 한국인 선수 김용비였다. 그래서 <내일의 죠>에서 한국인 선수김용비와의 대결은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다.


김용비와의 동양타이틀매치를 앞두고 야부키 죠는 성장기로 몸이 계속 자라는 바람에 체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설사약을 잔뜩 먹고 사우나에 들어가거나 병원에 가서 피를 뽑는 등 가히 고문에 가까운 감량을 계속하면서, 결국 감량에 성공하고 시합 직전에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가볍게 식사를 하던 죠 앞에 나타난 김용비는 그런 소위 '굶주림을 자랑하는듯한 일본 헝그리복서의 유치한 자기만족'을 비웃으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김용비는 야부키 죠 따위는 근성에서 자신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은 한국전쟁 때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쓰러져 있는 사내에게서 음식을 빼앗기 위해 그를 돌로 쳐죽였는데 죽은 자는 자신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려고 탈영했다가 기진맥진하여 진흙탕에 빠져 기절한 아버지였다.
사실을 알게 된 김용비는 그자리서 음식물을 다 토해버리고, 용비의 아버지를 찾으러나왔던 부대 소대장에게 거둬지고. 그 소대장은 대령이 되어 김용비의 코치로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김용비의 위장은 성장하지 않은채 5살 그대로 남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야부키 죠에게 너는 권투가 자신의 모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나의 지옥에 비하면 권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야부키 죠는 패닉에 빠진다. 김용비에 비해 자신의 원념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한 김용비의 모습에 질린 죠는 처음으로 시합 직전에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리키이시나 카를로스는 자신과 똑같은 불꽃이기에 시합을 하면 함께 불타오르며 모든 힘을 한계까지 발휘할 수 있었지만 저 김용비는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이며, 저런 녀석과 시합하면 뭘 어떻게 해야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겁에 질린 것. 하지만 시합을 하며 야부키 죠는 자신에게 권투는 친구 리키이시와 목숨을 걸고 대결한 것이며, 자신의 모든 것, 즉 하얗게 자신을 불태워 완전연소를 해야 할 곳이라 깨닫게 된다. 권투를 통해 친구를 만들고 권투를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완전연소해버린다는 에피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