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구집권을 앞두고 걸림돌이 되는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칼바람이 더욱 매섭다. 중국 당국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인권운동가들의 수는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부터 행방불명 상태였던 인권 변호사 장톈융(江天勇·46)이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도 한 사례다.
장 씨는 2016년 11월 21일 당국에 연행당한 인권변호사 셰양(謝陽)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떠나 후난성 창사를 방문했다가 소식이 두절됐으며, 후난성 창사(長沙) 검찰원이 17년 6월 1일 장 씨의 아버지에게 아들의 구금 상황을 통보하면서 겨우 행방이 알려졌다.
그간 당국에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었다.
작년 5월 27일에는 대만 민진당 직원 출신의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공안당국은 리밍저가 2012년 이래 중국을 빈번히 드나들면서 중국 내 일부 세력과 불법 조직을 만들어 중국 정권을 뒤엎으려는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리 씨 역시 장톈융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 19일 마카오에서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로 들어간 후 연락이 끊겼다.
남편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대만에 있던 부인 리징위(李淨瑜)가 급히 베이징으로 가려했지만 비행기 탑승 자체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같은 달 3일에는 중국 사법당국이 자행하는 고문과 학대 등 반인권적 행태를 막기 위해 '중국 반(反)고문 연맹'을 만든 천젠강(陳建剛) 변호사 부부와 그 일행이 중국 공안에 연행되기도 했다.
인권단체 '중국 반고문 연맹'의 발기인인 천 변호사 부부와 미성년 자녀 2명,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을 요구하는 단체 '신공민(新公民) 운동' 회원인 장바오청(張寶成) 부부가 이날 오후 1시쯤 윈난성 징훙에 여행을 갔다가 공안에 연행됐다.
천젠강은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 개시한 대대적 인권활동가 단속인 '709 단속' 때 구속된 인권변호사 셰양(謝陽)에 대한 고문과 학대를 고발한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셰양에 대한 변호가 금지된 천젠강은 지난 2월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등과 함께 반고문 연맹을 결성했다.
앞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당국의 탄압은 거의 중국내 인권운동가와 변호사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구금여부를 가족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고 강제 연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족에게도 격리된 채 구금된 인권운동가들에게 어떤 조치가 행해지는 지는 당사자만 알 수 있을 따름이다.
이처럼 열악한 중국의 인권상황은 역설적이게도 급속히 발전하는 중국의 경제력과 국력에 반비례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유명 인권변호사 리바이광(李柏光·49)이 26일 장쑤성 군병원에서 급사했다고 대만의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화교 단체 대화원조협회(對華援助協會) 푸시추(傅希秋)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바이광이 이날 새벽 3시 난징(南京) 해방군 81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푸시추는 인민해방군 81병원이 리바이광의 사인을 '간질환'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푸시추는 이달 초 워싱턴 기도조찬회에서 건강하던 모습으로 만났던 리바이광이 갑작스레 사망한 것이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라며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시추는 리바이광이 간질환을 앓은 병력이 전혀 없다면서 군병원 측의 사인 발표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작년 7월 간암 말기로 타계한 것과 유사한 일이라며 리바이광의 죽음은 중국 당국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리바이광은 베이징 대학 법률학과 출신으로 모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오랫동안 경작하던 땅을 빼앗긴 농민, 당국의 박해를 받는 기독교 신자 등 취약 계층에 변호사로서 법률 지원해온 것을 기려 미국 민주기금회 상을 받았다.
리바이광은 2017년 초에는 리허핑(李和平), 장톈융(江天勇) 등 인권변호사 6명과 함께 대화원조협회가 수여하는 '중국종교자유법치 용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리바이광은 '민주를 논한다'와 '신앙의 역량'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 인권서와 종교 서적을 중국어로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아울러 리바이광은 종교신앙의 자유 옹호에 헌신한 것이 평가를 받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세 차례나 백악관 초청을 받았다.
그간 여러 차례 투옥된 리바이광은 당국의 감시와 신병자유 제한에도 베이징 궁신(共信) 변호사 사무소 소속으로 활발히 인권활동을 펼쳤다.
자유아시아 라디오(RFA)에 따르면 리바이광은 작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전날 밤 10여명의 괴한에 구타와 위협을 당했다.
중국 유명 인권활동가로 2016년 징역 19년 중형을 선고받은 장하이타오(張海濤·46)의 가족이 미국으로 도피했다.
매체에 따르면 장하이타오의 부인 리아이제(李愛杰)가 아들을 데리고 12월 23일 미국 텍사스 주에 도착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장하이타오는 2016년 1월 해외에 정보를 누설하면서 국가전복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징역 19년형을 언도받았다.
장하이타오는 인터넷에 신장 자치구의 소수민족 차별 문제 등공산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외국기자의 전화 취재를 받는 등 왕성한 반정부 활동을 펼쳤다.
그는 2014년 6월4일 톈안먼 사태 25주년 활동에 참가했다가 연행당했다.
미국 화교 단체 대화원조협회(對華援助協會)는 장하이타오 투옥 후 리아이제가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진정을 했지만 당국은 친지를 통해 이혼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리아이제가 거부하자 친지들이 핍박을 당하는 일이 속출했다고 한다. 이에 리아이제는 지난 10월 두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중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 리아이제 모자는 홍콩을 거쳐 태국으로 건너갔다가 최종적으로 텍사스 주에 도착했다.
대화원조협회는 리아이제 모자가 텍사스 주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에 장하이타오를 즉각 석방해 가족과 상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대만에 체류 중이던 중국의 반체제인사 왕루이(王睿·36)가 미국 망명 신청 4년여만에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간 미국 망명 의사를 피력해왔던 왕루이가 미국과 대만 정부의 긴밀한 협조와 비밀 공작 끝에 지난 1월 12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이는 대만 정부가 2002년 대만으로 도피해온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의 민주파 인사 탕위안쥐안(唐元雋)을 미국으로 이송시킨지 1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반체제인사의 미국 이송에 성공한 것이다.
왕루이는 미국 도착후 "미국 정부와 대만 정부의 도움에 감사드린다"며 "중국의 민주 실현을 위해 분투하겠다. 머지않아 중국인들이 진정한 민주와 자유를 얻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난징(南京) 출신의 왕루이는 중국이 반체제 정치단체로 규정한 '중국 범람(泛藍)연맹' 지도자로 인터넷을 통해 중국 정책과 인권침해 등을 비판하며 중국내 민주파 인사들과 연락을 가져왔던 인사다.
대만 정치인의 중국 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건 일로 당국에 체포돼 구타당했으며 이후에 여권을 압류당하고 장기간 감시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루이는 이후 2014년 단체관광객의 일원으로 대만에 넘어왔다가 중국에 돌아가지 않고 대만에 체류하며 미국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해왔다.
이듬해 9월 왕루이의 민주화 운동 동료인 루닝(陸寧), 스젠(石堅), 쑤첸룽(蘇黔龍) 세 청년이 산둥(山東)에서 소형 요트를 타고 대만으로 넘어온 다음 왕루이와 그의 여자친구 양루이니를 합류시켜 미국령 괌으로 항해해 망명을 신청할 계획을 짰다.
하지만 긴 항해 끝에 타오위안(桃園) 인근 해역에서 대만 당국에 체포된 이들은 결국 대만 출입국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야 했다. 대만에는 난민법이 없어 합법적으로 대만에 체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온 세 청년은 복역을 마친 뒤 결국 중국으로 송환됐고 왕루이만이 대만 당국의 암묵적 지원에 의해 별건 사건으로 입건된 상태에서 대만에 체류해오던 중 이번에 미국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왕루이의 여자친구 양루이니도 중국으로 송환되던 중 홍콩 공항에서 방향을 돌려 태국을 넘어갔고 현재 유엔 난민기구로부터 임시 난민증을 받은 상태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만 외교부만이 대만 이민서와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의 긴밀한 협력으로 인권 보장의 원칙에 따라 이번 사안을 처리했다고만 설명했다
“중국의 언론 검열제도는 괜한 의심을 하고 생트집을 잡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열이 중국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리인허(李銀河) 중국사회과학원 교수(65)가 9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모든 국민이 떨쳐 일어나 저항해 헌법에 위배되는 언론 검열을 없애야 한다.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들(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그들이 지키는 것이 어떤(누구의) 영토인가”라고 검열 당국을 비판했다. 사회과학원은 국무원(한국의 총리실) 직속 싱크탱크이자 중국 최대의 연구기관이다. 이 기관에 소속된 유명 학자가 검열 철폐를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자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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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연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사례와 더불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국력에 걸맞지 않은 인권과 사회 통제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사건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사회 통제 강화에 대한 반작용을 대표한다. 영국 BBC방송 중문판은 “시진핑 정부가 사회 안정과 국가 안보, 범죄 소탕을 내세워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올해 10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체제 위협 요소의 확산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식인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한 학자는 최근 주변에 “(문화대혁명을 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인사는 “중국은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지만 경제 세계화는 받아들여도 정치사상의 세계화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도 홍콩 인권운동가를 인용해 “중국 당국은 세계의 보편적 가치관이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두려워한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류샤오보의 부인이 출국하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류사오보 미망인이 반체제 인사들에게 영감을 주는 ‘성난 영혼’이 되는 걸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의 통제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공산당 감찰기관인 중앙기율위원회는 “수개월간의 조사 결과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중국 유수의 대학 14곳에서 정치사상 교육 취약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대학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교육부도 대학들에 “서방 가치관으로 가득 찬 교육자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FT는 “공산당 지도부와 대학의 이념을 일치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 운동가 체포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광둥(廣東)성 중급인민법원은 국가 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된 인권운동가 2명에게 각각 징역 4년 6개월, 3년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4년 홍콩을 휩쓴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이들의 변호사는 “정부 비판이 정권을 전복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 판결로 언론의 자유가 더욱 제약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2015년 7월 9일에는 전국에서 인권 변호사와 운동가, 가족 300여 명이 체포되는 ‘709 사건’이 발생했다. 2주년을 맞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당시 체포됐다 가석방된 인권변호사 왕위(王宇) 씨가 기억력의 심각한 약화, 주기적 공포에 시달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협력하고 유엔 인권대표의 중국 방문을 요청하겠다는 내용의 국가인권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자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국 인권을 비판해 온 미국과 유럽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공식적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 경제력을 의식해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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