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깜짝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5∼28일 방중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현재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며, 우리는 자발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했고 평화적인 대화를 제의했다. 우리는 남북 관계를 화해와 협력으로 바꾸기로 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으며 미국과 대화를 원해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한미가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현재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정의상, 도의상 제때 시 주석에게 직접 와서 통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과 전략 소통을 강화하고 대화 추세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김 위원장의 첫 방중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북중 양당 및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나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 북중 전통 우의가 양국 원로 지도자들에게서 물려받은 귀중한 유산이며 북중 우의를 더욱 잘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국제 지역 정세 및 북중 관계를 고려해 내린 전략적인 선택이자 유일한 선택이다.올해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인 변화가 있었고 북한이 중요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 찬성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 우리는 각국이 한반도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대화를 위해 절실한 노력을 하길 호소한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북한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노력해 한반도 정세 완화를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习近平代表中共中央对金正恩首次访问中国表示热烈欢迎。习近平表示,你在中共十九大后电贺我再次当选中共中央总书记、就任党中央军委主席,前些天又第一时间电贺我再次当选国家主席、国家中央军委主席,我对此表示感谢。此次来华访问,时机特殊、意义重大,充分体现了委员长同志和朝党中央对中朝两党两国关系的高度重视,我们对此高度评价。
金正恩表示,近来中国大事喜事不断,去年中国共产党胜利召开十九大,前不久又成功召开全国两会,习近平同志受到全党全国人民拥戴,成为领导核心,并再次当选国家主席、国家中央军委主席,按照朝中友好传统,我理应来中国向您当面致贺。当前,朝鲜半岛局势急速前进,发生不少重要变化,从情义上和道义上,我也应该及时向习近平总书记同志当面通报情况。
习近平指出,中朝传统友谊是两党两国老一辈领导人亲自缔造和精心培育的,是双方共同的宝贵财富。回想当年,我们老一辈领导人怀着共同的理想信念和深厚的革命友谊,彼此信赖,相互支持,书写了国际关系史上的一段佳话。中朝几代领导人一直保持着密切交往,像走亲戚一样常来常往。在长期的实践中,中朝两党两国相互支持、相互配合,为社会主义事业发展作出了重要贡献。我和委员长同志都是中朝关系发展的亲历者和见证者。我们双方多次表示,要把中朝传统友谊不断传承下去,发展得更好。这是双方基于历史和现实,立足于国际地区格局和中朝关系大局,作出的战略选择,也是唯一正确选择,不应也不会因一时一事而变化。
习近平强调,中国党和政府高度重视中朝友好合作关系,维护好、巩固好、发展好中朝关系始终是中国党和政府坚定不移的方针。我们愿同朝鲜同志一道,不忘初心,携手前进,推动中朝关系长期健康稳定发展,造福两国和两国人民,为地区和平稳定发展作出新的贡献。一是继续发挥高层交往的引领作用。高层交往在中朝关系发展中历来发挥着最重要的引领和推动作用。新形势下,我愿同委员长同志通过互访、互派特使、互致信函等多种形式保持经常联系。二是充分用好战略沟通的传统法宝。经常就重大问题深入交换意见,是中朝两党的光荣传统。要充分发挥党际交往的重要作用,促进两国各领域的交流合作,加强沟通与互信。三是积极促进和平发展。当前,中国特色社会主义已经进入新时代,朝鲜社会主义建设也进入了新的历史时期。我们愿同朝方共同努力,顺应时代潮流,高举和平、发展、合作、共赢旗帜,不断增进两国人民福祉,为本地区和平、稳定、发展作出积极贡献。四是夯实中朝友好的民意基础。双方应该通过各种形式,加强两国人民交流往来,巩固两国友好关系民意基础,特别是加强两国青年一代交流,继承和发扬中朝友好的优良传统。
金正恩表示,习近平总书记对朝中友谊和发展朝中两党两国关系发表了重要意见,令我受到极大鼓舞和启发。双方老一辈领导人亲手缔造和共同培育的朝中友谊是不可撼动的。在新形势下传承并发展朝中友谊,是朝方的战略选择,任何情况下都不会改变。我此次来访,希望与中国同志见面,加强战略沟通,加深传统友谊。希望今后能有机会同总书记同志经常见面,并通过互派特使、致亲笔信等方式保持密切沟通,把高层会晤对两党两国关系的引领发展到新水平。
双方通报了各自国内形势。习近平表示,中共十九大制定了全面建设社会主义现代化强国的宏伟蓝图,2020年全面建成小康社会,2035年基本实现社会主义现代化,到本世纪中叶把中国建设成为富强民主文明和谐美丽的社会主义现代化强国。我们党将带领全国各族人民锐意进取,埋头苦干,为实现中华民族伟大复兴的中国梦继续努力奋斗。我们注意到,近年来委员长同志带领朝鲜党和人民,在发展经济、改善民生方面采取了一系列积极举措,取得了许多成果。我们希望朝鲜政治稳定、经济发展、人民幸福,支持以委员长同志为首的朝鲜劳动党带领朝鲜人民沿着社会主义道路不断前进,支持朝鲜同志为发展经济、改善民生所作积极努力。
金正恩表示,中共十八大以来,以习近平同志为核心的中共中央发挥巨大的政治勇气和高度责任感,提出新思想新理念并加以落实,解决了很多长期没有解决的难题和大事,充分证明了中国党的路线是符合国情的正确路线,特别是总书记同志提出党要管党、全面从严治党,极大加强了党的建设,实现了党对各项工作的全面领导。当前,我们党也在加大力度,同逞威风、耍官僚、搞腐败的行为作斗争。衷心祝愿中国在全面建成小康社会、建设社会主义现代化强国的进程中不断取得新的伟大成就。
双方领导人就国际和朝鲜半岛形势深入交换意见。
习近平指出,今年以来,朝鲜半岛形势发生积极变化。朝方为此作出了重要努力,我们对此表示赞赏。在半岛问题上,我们坚持实现半岛无核化目标、维护半岛和平稳定、通过对话协商解决问题。我们呼吁各方支持半岛北南双方改善关系,共同为劝和促谈作出切实努力。中方愿在半岛问题上继续发挥建设性作用,同包括朝方在内的各方一道努力,共同推动半岛形势走向缓和。
金正恩表示,当前朝鲜半岛形势开始向好发展。我们主动采取了措施缓和紧张局势,提出了和平对话建议。按照金日成主席和金正日总书记的遗训,致力于实现半岛无核化,是我们始终不变的立场。我们决心将北南关系转变为和解合作的关系,举行北南首脑会晤,愿意同美方对话,举行朝美首脑会晤。如果南朝鲜和美国以善意回应我们的努力,营造和平稳定的氛围,为实现和平采取阶段性、同步的措施,半岛无核化问题是能够得到解决的。在这一进程中,我们希望同中方加强战略沟通,共同维护协商对话势头和半岛和平稳定。
이 번 김정은의 갑작스런 중국 방문은 김정은은 중국을 무시한 ‘도박’을 할 수 없었고 중국 역시 불편하지만, 김정은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었던 양국의 현실을 말해준다. 냉정한 현실을 외면하고 감정만으로 외교를 할 수 없다.
김정은은 2013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차가운 외면을 당했다. 특사로 최용해 총정치국장을 보냈다. 그는 김정은의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군인이었던 최용해에게 군복을 벗고 인민대회당으로 오라고 했다. 최용해는 할 수 없이 오랜 친구인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에게 국경일에 입는 남색 인민복을 빌려 입었다.
시진핑은 최용해를 맞아 오른손만 무뚝뚝하게 내밀 뿐이었다. 그리고 최용해가 전달하는 김정은의 친서를 열어보지도 않고 옆에 있던 양제츠 국무위원에게 맡겼다. 그리고 시진핑은 1시간이 조금 못 되는 회견 시간 내내 단 한 번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최용해는 “후진타오 전임 주석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라며 김정은의 조속한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냉담했다. 그는 “상황이 허락하면 초대하겠지만, 지금은 아시다시피 그럴 상황이 못 된다. 북한의 태도가 문제다. 북한이 태도를 바꾼다면 우리도 태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북한이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로 시진핑이 불편해하던 시절이다.
시진핑이 이번에 김정은을 초청한 것은 2013년에 언급한 상황이 허락되고 북한의 태도가 바뀐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부인 리설주와 함께 방중한 김정은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시 주석 부부와 환영 연회 및 문예 공연 관람을 같이하는 등 중국으로부터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때와 버금가는 환대를 받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2012년 4월 11일 4차 당 대표자회와 이틀 후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를 통해 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자신의 시대를 열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6년여 만에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했는데. 이번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 배경은 어디에 있는가?
▷북한은 시진핑 주석이 초청했다고 하는데, 만약 북한 주장이 맞다면 현재 중국이 '차이나 패싱'에 대한 우려가 있지 않겠는가? 단순히 소외되는 문제를 넘어 북미 관계가 너무 빨리 가까워지면 그만큼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장악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국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된다. 앞으로 국면에서 북한과 행동을 같이 하려면 지금부터 협조관계를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중국이 초조했던 것 같고, 또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던 남북미 정상회담 때문에라도 중국은 마음이 급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은 빠져있다. 이걸 보고 중국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북한과 만남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은 여기에 중국이 끼어드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중국은 북한을 확실한 고리로 삼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자기들의 몫을 챙기려는 것이다.
실제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은 이같은 행태를 보여왔다. 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선 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 때문에 미북중 3자 간 회담이 열렸다. 당시 북한은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제임스 켈리 당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따로 불러서 말하곤 했다. 중국을 젖혀 버린 셈.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미 정상회담, 급기야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외교 무대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지금까지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의전 문제에서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후진타오 당시 주석이 다른 나라의 정상급 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의전을 해줬는데, 시진핑 현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방문이 성사된 것은 의전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요구한 경호 및 의전 수준에 중국이 맞춰준 셈이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북한을 불러들이려 했던 중국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북한을 관리하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외교무대에서 나름의 이니셔티브를 가지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우선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그런데 정상회담 이후의 전략을 생각하면 중국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북중관계를 불편한 상황으로 두면 북한의 대남, 대미 협상력이 커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과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불시에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북한은 중소 분쟁 당시 때로는 중국을 등에 업고 소련과 협상하고, 때로는 소련을 등에 업고 중국과 협상했다. 지금 북한이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이러한 외교를 재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즉 미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협상력을 키우려면 중국과 관계를 좋게 만들어 놓아야 하기때문이다.
역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봤을 때도 북한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북미 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결국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전협정 당사자였던 중국을 완전히 무시하고 갈 수 없는 형편, 그게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 남북은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라는 표현을 넣으며 중국을 포함시켰다. 또 전날인 10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합의된 공동보도문에도 중국이 포함돼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중국이 주장했던 이른바 '쌍궤병행'(雙軌竝行,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 병행)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면 중국과 미리 협조관계를 구축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이 앞으로 회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먼저 열리게 되면 북미 정상회담이 틀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첫 해외 순방이 미국이 아닌 중국이었다는 점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어그러뜨릴 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내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에 비교적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했다는 정황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미국에 비핵화와 북미 수교를 교환하는, 속도감 있는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끈하게 비핵화에 돌입할 것이니, 대신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달라는 이야기를 했을 것.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5월까지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특히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북한은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끌고 가려고 할 것인데, 협상이 시작되면 빨리 구체적인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한 메시지라기보다는 북한이 했던 이야기를 트럼프로부터 전해들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볼턴의 언급으로 북한이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 확인된 셈이 됐다. 북한이 이정도까지 나왔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나쁘지 않은 카드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먼저 만났다는 이유로 북미 정상회담을 깨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그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서'로 봤을 때 이득이 되는 것인가?
▷평화협정은 곧 미북 수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인데, 이건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이 상당히 유리해지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인중에 비수가 들어오는 격이라 북한과 만나서 협조를 구하는데 몸이 달아 있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성추문에 러시아 스캔들 등 위기 상황이 도처에 있다. 중간선거는 올해 11월에 치러지는데 뭔가 업적을 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측면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고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이기도 했는데?
▷중동에서는 정세를 좋지 않게 하는 것이 미국의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고,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북한과 관계 개선해서 북한을 품는 것이 장악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 북미 수교가 이뤄지면 38선 남쪽에 있는 철책선이 38선 위쪽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될 예정인데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 내에 강경파가 득세하게 되어 북미회담 성사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를 두고 정부 내 대화파를 경질하고 강경파를 내세운 걸로 해석해서 앞으로 미국의 북핵 외교가 압박과 제재, 나아가서는 군사적 행동으로 기울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그런 측면보다는 트럼프에 얼마나 더 충성하느냐의 문제로 나타난 결과라고 보인다.
볼턴은 보좌관으로 내정된 이후 가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예전에 했던 말처럼 하지는 않겠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이며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말했다. 즉 트럼프 비위에 맞추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유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고른 것 같다. 트럼프와 볼턴은 말을 과격하게 하는 측면에서 상당히 비슷하다. 맥매스터나 틸러슨 등이 어른이라고 한다면, 트럼프나 볼턴 같은 경우는 유아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요인들이 인사 문제에 개입된 결과였다고 보인다.
▶그런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실제 성과를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북미 양측이 합의하더라도 북한의 핵 검증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가 나올텐데?
▷예전 북미 간 합의했던 방식을 보면 차관보급에서 합의한 것을 대통령이 인준하고 그 뒤에 다시 실무진이 검증하는 순서였다. 그런데 북한이 자꾸 시간을 끈다는 지적도 있지만, 미국의 실무자들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게 하려는 측면도 있었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면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의 주요 시장이 줄어드는 건데, 군산복합체랑 연결돼있는 미 국무부나 국방부의 관료들 입장에서는 퇴직 후를 생각했을 때 이런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실무자들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검증이 가능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직접 나서서 관리하든지 아니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검증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얼마든지 다른 형태의 검증이 가능하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성과를 내야 하는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화끈하게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중간선거인 11월 이전에 성과가 나와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9월 9일 정권수립 70주년 전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한 나름의 성과를 내야 한다.
김정은은 지난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이 전략을 내놨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 대목을 언급했다. 올해는 반환점을 도는 시기이기 때문에 확실한 전망이 보일 정도로 경제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다른 나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뿐만 아니라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의 제재도 해제해야 한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여러 개의 경제특구를 지정했다. 그런데 여기에 해외 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만약 김정은이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마 김일성 주석 못지 않은 지도자라고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렇듯 트럼프와 김정은의 국내정치적 필요가 서로 엉키면서 의외로 빠른 속도로 양측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25일 일본 <교도통신>이 이달 중순에 미국을 방문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미국 고위 관리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포기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의 약속을 받아낼 것을 미국에 요청했고, 이에 미국은 난색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연하다. 북미 정상회담에 왜 일본이 해결을 원하는 전제조건을 집어 넣겠는가? 아무리 일본이 '재팬 패싱'이 두려워도 이건 기본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현 국면에서 소외되는 것이 그렇게 우려된다면 자기들이 과감하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보상할 용의가 있으니 납치자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서야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는 것. 실제 일본에는 북한과 연결할 수 있는 채널도 많지 않은데, 굳이 북일 간 정상회담을 통해 다뤄야 할 문제를 왜 북미 정상회담과 연결짓는 것인가?
아베 총리가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라는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럴수록 과감하게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서 직접 해결하면 된다. 물론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를 가지고 북한과 논의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열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당시 관방 부(副)장관 자격으로 고이즈미 총리를 수행했다. 일본은 당시 북한에 납치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고 결국 요코다 메구미(橫田惠)의 납치 및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후 2004년 일본은 메구미의 유골을 받았는데 이 유골이 메구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유골임이 밝혀진 바 있었다. 당시 이 유골의 진위 여부를 공개한 사람이 바로 아베 관방 부장관이었다.
만약 아베 당시 관방 부장관이 정말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 했거나 메구미의 유골을 확보하고 싶었다면 이런 방식의 일 처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북한과 비공식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걸 다 공개해버린 것이다. 정말 그 유골이 가짜인지 여부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납치자 문제 해결에 있어 아베 총리의 진정성을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다. 아베 총리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아마 납치자 문제에서 북한이 자신들을 상대해주지 않을까봐 미국에 이른바 '용역'을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미국 입장에서는 황당한 것이다.
▶아베 총리가 4월에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북미 정상회담에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아베 총리가 미국에 가서 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북한에 또 뒤통수 맞을 텐데 김정은을 어떻게 믿고 회담을 하려고 하느냐 등의 견제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대비해 우리가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볼턴 내정자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의 협조관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탐색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일본은 납치자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고 북한은 과거사 및 배상 문제를 꺼낼 것. 결국 양측이 서로 수지가 맞다고 생각하면 정상회담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북한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인데 이런 상황을 김정은 위원장이 의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소외되는 상황에 대한 일본의 조바심이 북한의 몸값을 올리는 근본적 원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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