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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余

추석, 양귀비, 호떡


이천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구운 빵 낭(馕)은 신장 위구르인(新疆维吾尔族)들의 주식이다. 페르시아어에서 기원한 ‘낭’은 원래 위구르족 언어로 아이마크(艾买克)라 했고 아랍반도와 터기, 서부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행했는데 이슬람교와 함께 신장에 전해져 ‘낭’으로 불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馕——馕是新疆各兄弟了族喜爱的主要面食之一,已有两千多年的历史。据考证,“馕”字源于波斯语,流行在阿拉伯半岛、土耳其、中亚细亚各国。维吾尔族原先把馕叫做“艾买克”,直到伊斯兰教传入新疆后,才改叫“馕”。 ​

오늘날 신장의 낭은 고기낭과 기름낭, 옥수수 가루 낭, 참깨 낭 등을 망라해 종류가 50여가지에 달하고 계란과 우유, 양파, 파 등 들어가는 식재와 양념도 다양하다.
낭을 굽는 전용 가마는 삥캉(饼炕)이라 부르는데 흙으로 둥글에 부엌을 만들고 하단에 통풍구를 두고 가운데 숯불을 태워 열을 가한다. 가마가 더워나면 소금물을 묻힌 떡을 내벽에 부착시켜 굽는다.

독특한 조리법과 신강의 건조한 기후로 인해 낭에는 수분이 적게 함유되어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여 여행이나 출장시에 가지고 다니면서 쉽게 허기를 달래고 별미를 즐길수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만큼 낭은 많은 중국의 사서와 요리서적에 기록되어 있다. 서역 ‘오랑캐들의 떡’이란 의미에 후삥(胡饼)으로 부른 낭은 또한 당조의 시인 백거이(白居易)를 망라해 많은 문인들의 글에 오르기도 하고 특히 당현종의 애인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고도 한다.

”中秋吃月饼,以前管月饼叫‘胡饼’。据说是有一年中秋之夜,唐玄宗和杨贵妃赏月吃胡饼时,唐玄宗嫌‘胡饼’名字不好听,杨贵妃仰望皎洁的明月,随口而出‘月饼’,从此‘月饼’的名称便在民间逐渐流传开了。”

추석이면 우리나라의 송편처럼 중국인들이 먹는 음식- 위에삥(月饼월병) 역시 후삥과 관련이 있다.
신장지역의 낭에 한나라 장건의 서역 개척시 들어온 깨와 호두 등을 소로 활용한 떡이 나타났고 중국인들은 이를 “후삥(胡饼)”이라 불렀다.

당나라 때에 이르러 후삥을 민간에서도 즐겨 먹는 바람에 전문적으로 생산에 종사하는 “제빵사(饼师)”와 이들이 만든 후삥을 파는 가게가 당나라의 수도 장안거리에도 속속 출현했다.

양귀비가 특히 이 후삥을 즐겨찾았는데 한 추석날, 당현종과 함께 후삥을 먹으며 추석 보름달을 감상하다가 문득 “오랑캐떡”이라는 이름이 듣기 거북하다고 현종이 말했다고 한다. 양귀비는 밝은 달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달떡(月饼월병)”이라는 두 글자를 말하자, 현종은 크게 기뻐하며 후삥을 “월병”이라 부르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로부터 월병이라는 이름은 민간에서 널리 유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명, 청나라시기에 이르러 추석날 월병을 먹는 풍속은 민간에서 더욱 성행했다. 당시 월병은 민간에서 상호 증정하는 귀중한 선물로 여겨졌으며 크기가 현대 월병보다 엄청 커 가족 여럿이서 함께 나누어 먹어야만 했기에 추석날 오랫만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먹는 중국의 빠질 수 없는 추석음식으로 자리맴김 하기에 이른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의 겨울철 즐겨찾는 길거리 음식 호떡 역시 중국의 ‘낭’에서 유래됐다. 한국식 짜장면 처럼 호떡 역시 임오군란과 함께 조선에 주둔하게된 위안스카이(袁世凯)의 청군과 함께 들어온 청국 상인들이 중국식 낭에 한국사람 입맛에 맞춰 설탕을 넣어 만들어 판 것이 바로 ‘호떡’의 기원이다.

지금은 우리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호떡, 즉 후삥(胡餠)이 거리음식이지만 옛날 호떡은 보통 음식이 아니었다. 호떡은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때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해졌다. 『야항선(夜航船)』이라는 명나라 문헌에 한 무제 때 김일(金日)이 전했다고 나온다. 김일은 흉노족 왕자로 한나라에 귀화한 인물이니 호떡이 흉노 왕족의 음식이었다는 뜻이다.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었으니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8-9세기 당나라 때는 호떡이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그렇다고 지금 같은 거리 간식은 아니고 서민들은 싶게 먹을 수 없는 값비싼 고급 음식이었을 것이다. 호떡을 사 먹었다는 사람들 면면을 보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