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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럽지만 편안하게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봄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성 정장은 좋은 옷을 한 벌 장만해두면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장인들이 손수 만든 명품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과 방한 때 입어 ‘오바마 정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까날리’는 1934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모든 제작 공정이 이탈리아 본사에서 이뤄진다. 오랜 기간 근무한 숙련된 장인들이 손수 작업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브랜드다. 제품마다 차별화하기 위해 디자인과 유형을 달리 만들고 있다.

까날리보다 더 비싼 브랜드도 있다. 남성복 수트의 대표 3인방은 브리오니, 스테파노 리치, 키톤이다. 이들 브랜드는 보통 한 벌에 1000만 원이 넘는다.

브리오니(Brioni)는 007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입고 나와 '제임스 본드 양복'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전 쓴 자서전에서 “나는 옷을 직접 사지 않는다. 브리오니에서 가져다 준다”라고 밝힌바 있듯 그가 즐겨입는 이탈리아 명품브랜드다.


클래식 남성 수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브리오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인 1945년 창업했다. 디테일과 전통적인 심미안을 가진 장인 재단사 나짜레노 폰티콜리(Nazareno Fonticoli)와 빈틈없는 직감을 가진 사업가이자 패션디자이너인 게따노 사비니(Gaetano Savini)가 로마 한복판에 샵을 오픈했다. 샵의 이름은 당시 최상위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크로아티아령 브리오니 군도에서 영감을 얻어 ‘브리오니’로 지었다.

브리오니는 코스모폴리탄 유럽과 새로운 젯셋족(비행기나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즐기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심장인 로마의 비아 발베리니(Via Barberini)에 최초의 부띠크를 선보였다. 당시 젯셋족들은 유니크한 스타일과 스페셜 포켓, 팬시한 원단들, 새로운 다트, 패턴있는 실크 안감, 맞춤 단추 같은 디테일을 갖춘 브리오니의 뉴 룩(new look)에 열광했다.

브리오니는 클라크 게이블(Clark Gable), 헨리 폰다(Henry Fonda), 존 웨인, 게리 쿠퍼 같은 전설적인 할리우드 배우와 당대 가장 저명했던 정치가, 사업가들 사이에서 ‘엘레강스와 인격을 부각시킬 수 있는’ 파워 수트(Power Suit)로 불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구본무 LG 회장, 정몽준 의원 등이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톤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5대에 걸쳐 직물업계에만 종사해온 치로 파오네 일가에 의해 1968년 탄생한 브랜드다. 나폴리 스타일의 정장 중에 가장 유명하며 가장 비싼 기성복 중 하나로 러시아 푸틴대통령이 입는 유일한 기성복 브랜드로 키톤은 1986년 뉴욕으로 진출하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키톤은 장인들이 기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100% 손으로 17단계의 수공정을 통해 정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키톤의 재킷은 입고 있으면 ‘잠옷을 입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라는 말이 있을 만큼 부드럽고 편안하다.

톰 크루즈, 조지 클루니 등 유명 해외 스타들이 단골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즐겨 입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테파노리치는 1972년에 피렌체에서 창업한 브랜드로 30년간 고급 남성 정장의 대명사로 각인돼 왔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에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뉴욕·베버리 힐스, 유럽의 파리·몬테 카를로·코스타 스메랄다·모스크바, 아시아의 상하이·베이징·항저우·시안·청두 등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한국 은 갤러리아에 매장이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주 지역 이외에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 지역에서의 성장세도 두드러지는데 특히 1993년 스테파노리치의 첫 부티크를 오픈한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매출이 높은 도시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