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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 ​ 1996년 상영된 홍콩영화 ‘첨밀밀’에서는 청춘의 운명적 사랑이야기와 감성적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 영화의 배경은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사회. 그 속에서 남녀 주인공을 맺어주는 인연의 고리로 가수 덩리쥔의 존재를 드러낸다. ‘홍콩 드림’을 좇아 본토에서 낯선 땅을 찾은 청춘남녀가 좋아하는 가수가 덩리쥔이었고, 10년 뒤 두 사람이 우연히 재회하게 된 것도 전파에서 흘러나온 그의 사망 소식 때문이었다. 영화는 리밍이 분한 리샤오줜(黎小军)과 장만위가 분한 리챠오(李翘)의 감정과 인연을 연결해주는 메타포 (metaphor)로 덩리쥔의 ‘첨밀밀(甛蜜蜜·꿀처럼 달콤한)’과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나의 마음을 대신하네)’를 활용한다. 한국의 중장년팬들에겐 등려군이란 이름으로 더 친숙.. 더보기
세기말에 대처하는 두 가지 자세: 앞서거나 혹은 뒤처지거나, 버리거나 혹은 버려지거나 이십 년 전 (甛密密,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리며 클릭했다. 그러고 보니 난 네 가지 방식으로 이 영화를 봤다. 스크린으로, 비디오로, DVD로, 이제는 파일로. 여전히 매력적인 두 배우, 여명과 장만옥의 얼굴이 반가웠다. 며칠 전 접한 홍콩의 7∙1시위 기사 때문일까?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홍콩의 리즈 시절을 보는 것만 같아 애잔했다. 은 90년대 감수성으로 그린 홍콩식 멜로영화다. 그 사이 등소평의 일국양제(一国两制) 선언이 실현됐고,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었으며,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몽콕과 애드미럴티에서 후추와 최루탄 스프레이에 우산으로 맞서다가 체포 당했다. 그리고, 아니 그래서 이런 영화는 더 이상 나올 수가 없다. 그러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