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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기업도 삼성처럼 대우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15.05.25 00:05 / 수정 2015.05.25 01:38

“박 대통령 2년 전 당부 잊지 않아
실크로드 출발점 시안, 한국도 기회
병마용 전시, 문화 교류 강화할 것”

 

 

요즘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방 지도자는 러우친젠(婁勤儉·59·사진) 산시(陝西)성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이 시 주석의 국가 장기발전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의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산시성의 정책이 일대일로 전략을 주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중심에는 신식산업부(미래부에 해당) 부부장 출신이자 공학박사인 러우 성장이 있다. 그는 22일 시안(西安)에서 열린 실크로드 국제박람회 개막식 직후 중앙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을 삼성처럼 대우하고 병마용 등 고대 중국 문화 정수를 한국에서 전시하며 양국 문화교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20여 개 국가 196개 언론사 기자 1200여 명이 취재를 할 정도로 국제적 관심이 컸다.

 -육상 실크로드는 시안(西安)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와 유럽 등 서쪽으로 나가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그럼 시안 동쪽에 위치한 한국은 어떻게 이 전략과 윈윈할 수 있나.

 “시안은 실크로드의 시발점이자 중추다. 한국은 시안을 통해 서쪽(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상품과 문화를 수출 할 수 있고 서쪽에서 오는 수출입품은 시안을 통해 동해와 한국으로 갈 수 있다. 이미 시안에는 관련 보세구 등 관련 제도와 시설이 완비돼 있어 산시성의 항구로 볼 수 있다. 실크로드는 한국에게 서쪽으로 가는 또 다른 통로이고 기회다.”

 -삼성이 시안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했다. 이후 역내 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나.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6월 시안을 방문해 한국의 중소기업도 삼성처럼 대우해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깜짝 놀랐다. 대통령이 이 정도로 세심하게 챙길 줄 몰랐고 (중소기업을 삼성과 동일하게 봐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이 일대일로를 보는 정확한 전략이라고 본다. 앞으로 삼성 등 산시성 투자 기업을 위해 국제학교 등 외국인을 위한 시설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일대일로 건설에 어려운 점은.

 “(실크로드) 거리가 수천㎞에 달해 너무 멀다는 게 도전이다. 당나라 승려들은 경전을 얻기 위해 실크로드를 왕복하는 데 17년이 걸렸다. 인문교류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간별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일대일로는 문화 교류의 통로이기도 하다. 한국과의 교류 계획은.

 “시안은 중국 고대 13대 왕조의 수도였다. 기회가 되면 병마용을 포함한 중국 문화의 정수를 한국에서 전시하고 싶다. 최근 시안에 경주의 다보탑을 세웠고 매년 부산영화제와 교류하고 있다. 또 드라마와 영화 등을 공동 제작하며 중·한 문화교류를 늘리고 있는데 더 확대하고 싶다.”

글·사진 시안=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