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바이두(Baidu百度), 전자상거래의 알리바바(Alibaba,阿里巴巴), QQ,위쳇등 SNS와 게임의 텐센트(Tencent腾讯)를 가리키는 말로 BAT가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중국 인터넷 IT시장을 삼분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왔다. 그런데 최근 이 3강 구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바이두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인들은 인터넷 서핑, 검색을 '바이두이쌰(百度一下)'라 불렀다. 바이두는 검색과 함께 티에바(贴吧 커뮤니티), 콩찌엔(空间블로그),쯔다오(知道지식서비스) 등 중국인들이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했다.
검색의 성공에 이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두는 인공지능(AI) 사업을 선정했다.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16년 항저우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서 IT진화론을 설파했다. '인터넷은 3단계를 거쳐왔다. PC 인터넷이 15년 지배하다가 모바일로 넘어와 4~5년 지났다. 지금은 3단계인 AI 시대에 막 진입했다.' 그러나 리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AI로 확장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고 최근 몇 년새 검색 광고사업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 게다가 ‘진러터우티아우(今日头条)’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바이두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는 최근 바이두의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4월 3일 종가 기준 알리바바(뉴욕 증시)와 텐센트(홍콩 증시)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301조원, 약 306조원이다. 반면 바이두(뉴욕 증시)는 67조원 대에 머물고 있다. 4배가 넘는 큰 격차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연이은 실적 호조로 웃음짓고 있는 반면, 바이두의 매출은 2분기 연속 감소세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이두가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바이두의 주 수입원인 검색 광고가 모바일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4분기에만 검색 광고주가 16% 넘게 감소했다. 이 여파로 당기순이익도 83% 급감했다. PC 시대 98%에 육박하던 바이두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모바일에서는 2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대가 ‘앤드류 응(Andrew Ng, 吴恩达)’이 지난 3월 22일 급작스레 바이두를 떠나면서 바이두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앤드류 응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임 소식을 전하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의 주가가 불과 몇시간만에 3% 가까이 하락할 정도로 바이두내에서 응의 위상은 높았다. 특히 최근 몇 년새 바이두가 인공지능을 핵심적인 전략으로 내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는 점에서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바이두를 딥러닝 엔지니어링 연구소의 주도기관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바이두의 인공지능 연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로 평가됐다.
그동안 바이두 딥러닝 연구소는 중국이 칭화대 등 여러 대학과 협력해 시각인지, 음성인식, 인간-기계 인터렉션 등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데 힘써왔다.
앤드류 응은 비록 3년만에 바이두를 떠나지만 그는 바이두의 인공지능 연구를 탄탄한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가 뽑아놓은 1300명에 달하는 인공지능 연구 전문가들이 바이두에 남아있다. 바이두가 응의 사직 후 AI의 자원과 전략 조정에 나서겠지만 바이두는 여전히 인공지능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적인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 인력 채용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 연구자에게는 중국이 매우 흥미로운 곳으로 중국 주요 도시의 시내 도로는 매우 복잡하고, 지역마다 많은 사투리들이 존재해 자율주행운전이나 음성인식 연구자들에게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앤드류 응의 이직을 바이두의 이상 징후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앤드류 응 이외 최근 1년사이 최고급 인재들로 바이두 빅데이터연구소(大数据实验室)를 이끌었던 ‘통 장(Tong Zhang,张潼)’이 바이두를 떠나 경쟁 업체인 텐센트에 둥지를 틀었고 자율주행자동차(无人车)전문가인 진 왕(Jin Wang,王劲)은 자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인재들을 회사에 잡아두지 못하는 것은 바이두의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위기들을 딛고 과연 바이두의 인공지능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예전 BAT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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