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규모인 중국 소비시장에서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품질소비’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녹색 체험 섬세형 소비가 소비고급화를 이끌고, 이 같은 추세는 동북 지역의 20대가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바바는 6일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网∙C2C)와 텐마오(天猫∙티몰∙B2C) 등의 최근 5년 거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같은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중국은 2019년이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소비시장의 경우 전세계에서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딜로이트 차이나)
알리연구원이 이날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서 개최한 ‘2017 신소비 포럼’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중국의 신소비 트렌드는 외국 기업들에도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베인앰컴퍼니의 딩제(丁杰) 글로벌 파트너도 “라면과 중저가 맥주 소비는 줄어든 반면 요쿠르트와 프랑스산 탄산수 고급 맥주 판매는 크게 늘고 있다”며 “소비 평균 단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오훙빙(高紅氷) 알리연구원 원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가 제품의 비중을 나타내는 품질소비 지수를 처음 개발했다”며 2012년 1월 이후 올 3월까지 5년여간 7.2%포인트 상승한 3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오 원장은 같은 기간 중국 소비(소매판매)증가율이 5.3%포인트 둔화된 9.5%에 머문 것과는 엇갈린 추세를 보여주는 ‘X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품질소비 지수가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상승한 업종은 가구류로 13.11%포인트 오른 42.91%를 기록했다. 야외 운동용품과 스마트폰도 각각 5%포인트, 2.51%포인트 상승한 41.7%와 34.1%에 달했다.
상품별로는 식기세척기, 헬스용 의류,해외여행,화병,비데,립스틱, 라텍스 매트리스, 전동휠, 뜸 장비, 습기제거기 등이 품질소비지수가 높은 10대 상품으로 분류됐다.
품질지수 상승폭을 연령별로 본 결과 19~22세와 23~28세가 각각 최근 5년간 8.23%포인트와 8.68%포인트 상승해 품질소비 추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상승폭이 절반 수준인 4.81%포인트에 그쳤다.
연령대에 따라 품질소비 대상도 큰 차이를 보였다. 1960년대 출생 이후의 경우 산삼 같은 건강보조식품과 광장무용 의류 등 문화 오락 소비재와 기념주화 등 소장품을 구매할 때 큰 돈을 주고 사는 경향을 보였다. 1990년 출생 이후 젊은층은 외식과 게임 화장품 등에서 품질소비 추세가 뚜렷했다. 가오 원장은 “젊은 남자들도 고급 마스크팩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지역별로는 품질소비 지수가 36.1%를 기록한 동북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동부(34.26%), 서부(32.19%), 중부(30.8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랴오닝성의 경제성장률이 -2.5%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동북 지역의 경우 경제성장이 가장 뒤진 곳으로 꼽히지만 온라인 소비에서는 ‘큰손’으로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품질소비 지수 상승폭의 경우 동부가 8.05%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중부(7.20%포인트), 서부(6.47%포인트), 동북(6.12%포인트)순으로 조사됐다.
가오 원장은 품질소비에 독창 스마트 녹색 섬세 체험 세계화 등 6대 추세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원피스의 경우 독창적인 설계를 내세운 점포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동종 점포의 5.2배에 달했고, 단품 가격도 동종 평균가격 보다 1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컵에서부터 드론 시계 신발 자전거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제품을 선호하는 것도 뚜렷한 추세로 확인됐다. 알리바바가 11월11일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온라인 쇼핑 할인행사를 통해 판매한 상품에서 스마트제품이 차지한 비중은 2012년 1.6%에서 2014년 4.3%에 이어 2016년엔 7.4%로 꾸준히 상승했다. 가오 원장은 로봇청소기의 경우 최근 5년새 판매액이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절세형 세탁기 등 이른바 녹색소비자도 지난해 80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만 해도 중국의 녹색소비자는 10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오 원장은 섬세함을 추구하는 트렌드도 뚜렷했다며 고급 립스틱 판매액이 지난해 439% 급증하고, 전자 미용기기가 85% 늘어난 것을 사례로 꼽았다.
소비자들의 개성적인 수요와 정서적인 수요를 만족시키는 체험 소비도 소비 고급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문형 인테리어, 자유여행 상품, 주문형 의류 제작, 해외 영어교사와의 일대일 온라인 수업 등이 사례로 거론됐다.
해외 직구로 대표되는 국제화 소비도 상승세를 보였다. 해산물 소비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만해도 2.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9.19%로 급등했다. 광군제 판매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비타민(77%) 아기용 태양가리개(71%) 미용품(62%) 아기용 영양식(56%) 등이 50%를 웃돌았다.
가오 원장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만도 월 4억9300만명에 이르고 1000만개 이상의 상점이 입주해 10억개 이상의 상품을 팔고 있다”며 품질소비지수를 시작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품종 소비지수, 스마트 소비지수, 녹색 소비지수, 문화오락 소비지수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도 이날 내놓은 분석 통계를 통해 중국 온라인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브랜드 소비율을 거론했다.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한 중국의 브랜드 소비율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7%포인트 상승한 73%를 기록해 1조위안(약 170조원) 의 브랜드제품 판매 증가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딩제 파트너는 .인스탄트 제품 소비 판매량의 경우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포장용 식품과 음료가 감소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인스탄트 식품에서도 고급화 추세가 나타났다고 딩 파트너는 전했다.
딩 파트너는 특히 매장 면적이 6000평방미터 이상인 대형할인점의 판매액 증가율이 2012년 12.8%에 달했지만 2014년 4%로 둔화된 반면 편의점은 같은 기간 8.9%에서 13.2%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들이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보다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집 근처에서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중소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판매액 증가율은 40.9%에서 36.5%로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딩 파트너는 “온라인쇼핑을 통한 판매에서 신규 수요 창출에 따른 판매 비중은 2015년에 53%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47%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소비를 대체한 것”이라며 “갈수록 오프라인 매장 대체 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财'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대전환과 기회 (1) | 2017.04.13 |
---|---|
중국시장 전문가가 필요하다 (0) | 2017.04.12 |
막내리는 BAT시대, 바이두는 AI로 회생할 것인가 (0) | 2017.04.07 |
미국 투자이민 심사강화에 불안한 중국 부자들 (0) | 2017.04.02 |
중국,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 (0) | 2017.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