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의 우샤오후이(吴小晖) 회장이 중국 정부에 구속되고 중국 정부의 후속조치가 이뤄지면서 안방보험이 사업상 위기에 처한 가운데 기업인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자비한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우 회장 말고도 최근 수년간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진 기업인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명분은 충분히 있지만 우 회장이 덩샤오핑 전 주석의 손녀사위라는 점에서 권력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경제계 전체에 대한 강한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수시로 민간 기업 오너 혹은 CEO를 잡아들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6일 CNN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우 회장 구속 이후 중국 각 은행에 안방보험과의 거래를 정지하라고 지시했다. 안방보험은 우 회장이 구속돼 조사를 받는 가운데 은행과 거래가 끊김에 따라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1150억 위안의 보험상품을 은행들을 통해 판매했다. 이는 안방보험의 보험료 수입 전체의 88%를 차지한다. 안방보험은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인수하고 우리나라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을 거푸 인수하는 등 최근 사업을 급격히 불리고 있는 상태였다. 우 회장은 덩 전 주석의 외손녀 사위로 지난 2004년 안방보험을 창업했다. 안방보험의 대주주에는 당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太子党)이 다수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그간 안방보험은 해외기업의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 기업의 하나로 꼽혀 왔지만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샤오젠화(肖建华) 밍톈(明天)그룹 회장 역시 우 회장과 유사한 사례다. 그는 지난 1월 27일 홍콩 포시즌스호텔 아파트 숙소에 머물고 있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이후 중국 정부의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중국으로 갔다는 회사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하지만 실종 당일 호텔 CCTV 화면상 머리를 침대 시트나 담요 같은 천으로 덮은 채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호텔을 나선 것으로 드러나 납치당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샤오 회장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때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던 궈광창(郭广昌) 푸싱(复星)그룹 회장도 2015년 12월 갑자기 실종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회사는 궈 회장이 투자와 관련한 정부 조사에 협조 중이라는 발표만 간단히 했을 뿐이다. 2015년 중국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수십 개의 중국 기업 오너 혹은 CEO가 사라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많은 기업인이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해 이러한 유사 사례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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