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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또다시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다시 금지했다는 20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 관계 기관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20일 기사에서​ 중국 베이징과 산둥 지역 성(省)여유국이 지난 19일 오후부터 한국 단체관광 출국 허가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업계 고위 인사는 "이번 조치가 중국 단체관광을 전체적으로 다시 금지한 것인지, 현지 일부 업체에 국한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중국 측이 앞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할 때도 구두로 여행사들에 지시한 것이었고, 허가할 때도 역시 구두로 허가한 것이어서 이번 조치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당황스러운 소식임은 분명하지만, 사태가 정확히 드러날 때까지 성급한 판단을 자제했으면 한다. 오히려 중국 측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한 관계자는 "관련 보도를 접하고 현재 사실 확인 중이다"고 전했다.
관광공사 한 관계자 역시 "아직 정확한 내막을 알 수 없어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11월28일 베이징과 산둥 지역 여행사들에 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한국의 사드(THAAD)와 관련해 앞서 5월 금지한 중국 단체관광을 제한적이나마 허용한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의 방한 단체관광 출국불허 소식에 대해 지난 10월 말 한중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봉합한 뒤 일부 중소형 중국 여행사들이 앞다퉈 한국 상품을 내놓으며 판매 과열 조짐을 보이자 중국 당국이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내 대형 여행사들은 한국 상품 판매 준비에 문제가 없다며 내년 1~2월 출발 상품을 정상적으로 팔고 있어 베이징(北京)과 산둥(山东)성에 특정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이라는 큰 추세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광 담당 부처인 국가여유국이 지난달 말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으나, 중국 내 중소규모의 하이타오 (海涛)여행사가 지난 22일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 비자 신청을 거부당했다.

베이징의 한 중국여행사 관계자는 "당국이 하이타오 여행사에 연말까지는 한국 단체 여행을 못가게 하고 한국 상품도 못 팔게 했다"고 말했다.

하이타오 여행사는 지난 3월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달 28일 허용되자마자 이달 2일 중국 여행사 중 처음으로 중국인 관광객 32명을 데리고 한국행을 성사시켰던 업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22일 한국으로 출발하는 중국 한 여행사의 단체 비자 신청이 거부된 사례가 1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중국 여행사들 사이에 한국 팸투어가 무분별하게 확산해 일부 지역에는 제지하는 조치가 취해질 정도로 과열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중국 당국으로선 베이징과 산둥성만 허용했는데 중국 전역에서 팸투어에 참여하고 있어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중국 내 중소형 여행사와 달리 대형 여행사들은 계획대로 내년 1월부터 한국 여행 상품 출시에 들어가며 현재 판매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청년여행사(CYTS)는 최근 1~2월에 서울·부산·제주 등을 한국을 관광할 수 있는 자유여행과 단체여행 등 관련 상품을 대거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중국 내 대형여행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한국행 단체 비자를 다시 중지하라는 통지를 받은 바 없다"면서 "1월과 2월의 한국행 단체 여행 상품이 현재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도 "일부 경거망동한 중소형 중국 여행사들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보이며 지금 중요한 것은 대형 여행사들이 한국 상품 판매를 어떻게 준비하는 지"라면서 "현재로 볼 때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이라는 대세에 지장이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20일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여행이 금지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으며 중국은 한중교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일부 중국 내 여행사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는 보도를 확인해달라는 한국 언론사의 질문에  "당신이 제기한 상황을 들어보지 못했고 알지도 못한다"면서 "다만 내가 아는 바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양국 지도자들은 중한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면서 "중국은 중한 양국이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하는데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한국과 함께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 인식을 실천하길 원한다. 양국이 함께 노력해 양국 교류·협력에 양호한 조건을 조성하고 중한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롭게 발전하도록 노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