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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을 가장 먼저 찾는 인도 총리

​14일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의 첫 중국 일정은 산시성 시안이다.


시안은 실크로드의 기점이자 시진핑 주석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 모디 총리의 고향 구자라트주를 찾은 데 대한 답례 성격이 짙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시안까지 직접 찾아 모디 총리를 맞이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외국 원수를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만나는 일은 이례적이라고 중국청년보는 13일 전했다.

시안에서 모디 총리는 시 주석과 함께 중국과 인도의 우호교류 상징으로 현장법사와 연관된 대안탑(大雁塔)을 방문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이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와 공식 회담을 한다. 모디 총리는 리 총리와 함께 베이징 시내 톈탄공원에서 열리는 요가와 태극권 행사에도 참석한다. 상하이에서는 중국의 재계 인사들과 회동한다.

모디 총리의 첫 기착지가 수도 베이징이 아닌 시안(西安)인 것에 대해 외교가에선 "여러 정치·경제적 이슈를 논의해야 할 아시아의 두 대국(大國)이 전략적으로 '소프트 외교'를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 외교'란 역사·문화·스포츠 등 무겁지 않은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는 외교를 말한다.

'시안'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동시에 당 왕조(618~907년)가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옛 수도이자 고대 국제도시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두 정상은 '불교'와 '고향'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친밀감을 다질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한다.

우선 모디 총리는 시안에서 두 나라의 문화적 교류의 한 축인 '불교'와 관련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모디 총리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유명한 보리수나무를 중국에 선물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또 7세기 인도(당시 서역)에서 불경을 구해온 현장법사를 위해 세운 시안 대안탑도 둘러볼 예정이다.

현장은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해 627년 인도로 떠났다.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를 지나 불경을 구했으며, 645년 당나라 수도인 장안(현재 시안)으로 돌아왔다. 현장은 당 태종의 후원을 받아 경전 74부 1335권을 번역했다. 인도 여행기인 '대당서역기'(12권)도 남겼다. 대당서역기는 중국 고전 '서유기'의 모태가 됐고, 현장은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로 그려졌다. 시안이 시진핑 주석의 고향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는 일찌감치 작년 9월 "현장법사의 불경이 있는 시안이 바로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며 고향 방문을 모디에게 요청한 바 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고향과 불교를 열쇠로 '친디아(Chindia)'의 새 장을 열려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