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리커창 총리가 국무회의 석상에서 말한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의 어머니인 것을 증명하라'는 말이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6일 리총리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중국 행정부서의 업무처리 태도를 크게 꾸짖었는데요. 진작부터 행정 간소화에 대해 주문하고 있는데, 아직도 일선 부서에서는 규제의 대못으로 장애물을 만들어놓고 일반 서민들을 괴롭히고있다면서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말했습니다.
http://news.sina.cn/gn/2015-05-06/detail-icpkqeaz3173976.d.html
리총리가 언급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려는 한 사람이 서류에 기재해야 할 '긴급 연락인'란에 그의 모친 이름을 썻더니 관련부서에서 '그 사람이 당신의 모친이란 것을 증명하라'(证明‘你妈是你妈’)는 요청을 받았다는겁니다. 이 한 건이었으면 그 요청을 한 기관의 담당자가 유난하다고 하면 끝이겠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리총리는 연이어 광둥 심천의 꿔씨란 사람이 10살난 딸을 위해 의료보험 카드를 만들려고 하자 "그 아이가 당신의 딸임을 입증하라"고 요청받았다는 것입니다.
http://news.sina.cn/article.d.html?from=qudao&wm=3049_0011_a111&docId=awzuney5237504
또한 시안 가오신(西安市 高新区)구의 한 아파트에 50년 넘게 살았던 류씨는 한 동네로 이사하게되어 그동안 호적이 따로 되어있던 90살이 넘은 아버지를 같은 호적으로 옮기려고 파출소를 찾아갔더니 "당신의 아버지인 것을 증명하라"는 애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인들이 일생을 살면서 본인이 본인임을 증명하는 증명서가 총 103개라고 합니다.
외국인이 중국에 거주하기 위해서 필요한 증명만을 따져봐도 한 무더기입니다. 대표증, 건강증명서, 취업허가증, 거류허가증, 파출소의 체류증명서 등등
하나의 증명서를 믿지못하고 관련부서마다 증명을 요구하기에 소지해야하는 증명서는 갈수록 늘어나고, 일례로 한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이 주민등록증을 대신해서 신분증 역할을 하지만 중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은 면허증일뿐 신분증 대용을 할 수없습니다. 그래서 담당부서마다 요구하는 증명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중국은 또 땅덩어리가 크다보니 관련부서를 쫒아다니면서 구비서류를 완비하기에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않습니다. 동네만 벗어나면 교차확인이 안되는 약점을 교묘히 활용하는 가짜 증명서가 남발하게되고 그래서 중국에서는 당국의 증명서조차 믿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사람이 하도 많다보니 신분증명서가 통째로 바뀌기도 하고 주민등록도 못하고 평생을 살다가 죽는 일도 왕왕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에서 가짜는 이제 색다른 뉴스에 끼지도 못하고 심심풀이 땅콩정도가 됐다할까, 무협지의 대가인 진융(金庸)의 새작품이 나왔다해서 사보면 저자가 촨융(全庸)인 것은 애교정도이고 프라이드 치킨을 먹기위해 찾아간 KFC가 알고보니 KFG였고, SONY 카메라인줄 알고샀는데 자세히 보니 SQNY 카메라였으며, 시장에서 싸게 주고 사서 좋아했던 ADIDAS 츄리닝이 집에서 와서 살펴보니 ADIDOS 츄리닝이었다는 것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외국 브랜드뿐 아니라 자국산 와하하(娃哈哈) 생수가 싱사사(姓啥啥)로, 젠리바오(健力宝)이온수는 젠리바(健力霸)에, 리닝(李宁LINING)운동화는 리힝(LIHING)에 당하는 등 중국 상표까지 짝퉁의 피해를 봅니다.
믿을 장소도 없지요, 공항면세점에서 산 중국명주 우량예(五粮液)는 나중에 보니 산량예(三粮液)였다는 사람도 있고 구이저우(贵州)의 명주인 마오타이(茅台)를 사와서 보니 마오허(茅合)인 황당한 사연도 입에서 입으로 구전됩니다.
아무리 총리가 국무회의 석상에서 호통을 쳐도 내 자신을 손쉽게 증명하기 어려운 신뢰상실의중국이기에 각종 증명서류를 잔뜩 짊어지고 다녀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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