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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중국을 이끌고 갈 류우허우들

중국에서 40대에 장차관급에 오른 인사들은 능력이나 정치력이 뛰어나 중국공산당이 집중적으로 경력관리를 하고 있는 인사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들 중 지방정부에서 부성장급 이상의 직책으로 경력을 쌓고 있는 사람들은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1965년~1969년생은 2037년까지 중국공산당 국가급 지도자로 일할 수 있다. 중국에서 국가급 지도자는 정국가급과 부국가급으로 나뉜다. 중국공산당 상무위원은 정국가급이며, 정치국위원, 국무원 부총리 및 국무위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최고인민법원장,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 등이 부국가급이다. 

현재 위정성(俞正聲)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는 1945년생으로 2017년 퇴임이 예정돼 있다. 중국에는 정치인의 정년이 정해져 있다. 최고위 직급인 국가급 지도자의 정년은 70세지만, 행정법상 3년을 연장할 수 있다.

국가급 직위인 경우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는 최장 정년인 73세를 고려해 5년임기의 직책을 부여한다. 주요직책이 5년임기인 만큼 중국에서는 1960년~1964년생, 1965년~1969년생 등 5년단위의 기준으로 인사들을 분류한다. 전례로 따지면 1965년생은 2017년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 있으며 2037년까지 국가급 지도자로 일할 수 있다. 1955년생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007년에 상무위원에 진입했다. 

1965년~1969년생을 중국에서는 ‘류우허우(65后)’라고 부른다. 현재 류우허우 관료 중 부성장급(차관급) 혹은 성장급(장관급)에 오른 인물은 18명에 불과하다. 동기들을 제치고 초고속 승진을 지속해온 이들은 2020년대 후반기와 2030년대 초반 ‘슈퍼차이나’시대를 주도할 중국의 지도자 후보군이다.

 


◆가장 앞서있는 인물, 친한파 루하오 

류우허우 관료 중 가장 앞서 있는 인물은 루하오(陸昊, 1967년)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이다. 류우허우 중 유일한 장관급 인사며, 중국공산당 서열로도 유일한 중앙위원이다. 나머지 17인은 모두 차관급이며 또한 17명 중 5명만이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다.

루하오는 1967년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85중을 다니던 고등학교 시절 줄곧 반장을 도맡았다. 베이징대(경제관리과)에 진학한 후 만 19세이던 1987년 그는 문화대혁명 이후 처음으로 직선으로 선출하는 학생회 주석에 당선됐다. 중국 경제학계의 태두로 꼽히는 리이닝(厲以寧) 교수 수제자이기도 하다. 

루하오는 베이징시 부시장과 공청단 제1서기를 역임했다. 대표적인 차세대 리더로서 꼽히는데다 지한파로 한국을 자주 방문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공청단 핵심인사로 이른 나이에 스폿라이트를 받았으나, 2013년 비교적 성과를 내기 힘든 헤이룽장성 성장으로 부임받았다. 낙후된 헤이룽장성에서 정치적 혹은 경제적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냐오차오 건설의 주역 천강 

1966년생 후베이성에서 태어난 천강(陳剛) 베이징시 부시장은 칭화대학교 건축학원 도시계획과를 졸업했다. 전공을 살려 베이징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일하다가 2006년 40세의 나이에 일약 베이징시 부시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베이징시 국토자원국과 도시계획위원회, 주택건설위원회를 관장해왔다. 

베이징 올림픽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 건설을 진두지휘했으며, 2011년 베이징시 주택구매제한령을 내놓았다. 2012년에 베이징시 공산당위원회 상무위원에 진입하면서 차관급 인사로 승진했고, 그 해 11월에 개최된 18차당대회에서 중앙후보위원으로 올라섰다.

◆공청단파 젊은피 양웨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의 양웨(楊岳) 서기는 1968년 랴오닝(遼寧)성 안산(鞍山)에서 태어났다. 칭화대학 학생회장 출신이다. 칭화대 정밀계측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부교수까지 올라갔었다. 공청단 중앙서기처 상무서기로 근무한 후 공청단 제1서기 유력후보로 올랐었지만, 2006년 12월 후춘화(胡春華) 현 광둥(廣東)성 서기에게 고배를 마셨다. 2009년 푸젠성 비서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11년 43세의 나이에 푸저우시 서기에 올랐다. 37세에 푸저우시 서기가 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탁월한 초고속승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청단파 산둥성 토박이 쑨서우강 

1965년 산둥(山東)성 리진(利津)에서 태어난 쑨서우강(孙守刚)은 산둥성 공청단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1983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0여년간을 산둥성 공청단에서 일했다. 공청단에서의 마지막 보직은 산둥성 공청단 부서기였다. 2002년에는 산둥성 베이징연락사무소 주임으로 근무했으며 2006년 산둥성 지닝(濟寧)시 서기로 보임됐다. 2010년 산둥성 선전부장에 오르면서 산둥성 상무위원회에 진입해 차관급 인사가 됐다. 18차 당대회에서 중앙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광저우시 서기 꿰찬 톈진출신 전문관료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圳)과 함께 1선도시인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의 서기도 류우허우인사다. 지난해 8월 광저우시 서기 겸 광둥성 상무위원에 임명되면서 차관급 인사에 이름을 올린 런쉐펑(任學鋒)은 1965년생이다. 

지난해 6월 완칭량(萬慶良) 광저우시 서기가 비리혐의로 낙마하자 중국공산당은 광저우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면서도 능력이 뛰어난 런쉐펑을 신임 서기로 임명했다. 광저우시 서기에 광둥성과 무관한 인사가 낙점된 것은 런쉐펑이 처음이다. 그는 톈진(天津)신기술산업단지개발총공사 사장, 홍콩-톈진연계사업집단 이사장 등을 거쳤으며, 2008년부터 톈진시 부시장을 맡아왔다. 그는 톈진에서의 경험을 살려 '광저우난사(南沙)신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전문가 마오차오펑 하이난 상무부성장 

마오차오펑(毛超峰)은 1965년생으로 허난(河南) 저청(柘城) 출신이다. 베이징기상학원을 졸업한 후 1985년부터 허난성 민항관리국에서 일했다. 1999년 허난성 민항관리국장까지 올라선 그는 2001년 허난성 자오줘(焦作) 시장으로, 2006년에는 저우커우(周口)시 서기로 부임받았다.

2011년 허난성 상무위원회에 진입하며 차관급에 올랐으며 2012년 하이난성 정법위서기로 이동했다. 올 1월에는 하이난성 상무부성장에 올라섰다. 민항국에서 오래도록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지난 3월 착공한 보아오(博鰲)공항 공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역시 18차 당대회에서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핵잠수함, 항공모함 건조 이끌 랴오닝 부성장 

이 밖에 류우허우 정치인들 중 차관급 인사로는 탄줘쥔(譚作鈞, 1968) 랴오닝(遼寧)성 비서장, 장안순(张安顺, 1965)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자치주 서기, 좡옌(庒嚴, 1967) 지린성 선전부장, 자오이더(趙一德, 1965) 저장(浙江)성 비서장, 판루이핑(范銳平, 1966) 쓰촨(四川)성 조직부장, 천강(陳剛, 1965) 귀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시 서기, 장숴푸(張碩輔, 1965) 윈난(雲南)성 기율위 서기, 덩샤오강(鄧小刚, 1967) 티베트 상무부주석, 장샤오란(張曉蘭, 1965) 간쑤(甘肅)성 기율위서기, 왕링쥔(王令浚, 1965) 칭하이(青海)성 조직부장, 왕샤오(王曉, 1968) 칭하이성 부성장, 장차오차오(張超超, 1967) 닝샤(寧夏)자치구 상무부주석 등 12명이다. 이들은 공산당 중앙위원도 후보위원도 아니다. 때문에 상술한 6명의 차관급인사에 비해 당서열상 밀린다. 하지만 언제든 위로 치고 올라갈 잠재력이 있는 인사들이다. 

이 중 현재 가장 젊은 성급 상무위원은 탄줘쥔 랴오닝성 비서장이다. 그는 국영기업인 중국선박공업그룹 총경리로 활동하다 2012년 44세의 나이로 랴오닝성 부성장에 발탁됐다. 이후 올해 1월 랴오닝성 비서장 겸 당위원회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최연소 차관급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랴오닝성에서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미래 첨단무기의 연구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일점 장샤오란 간쑤 기율위 서기 

천강 구이양시 서기 역시 주목받는 인사다. 그는 명문 하얼빈(哈爾濱)공대를 졸업한 후 베이징대 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베이징시 차오양(朝阳)구 서기 등을 거쳐 2013년 7월 구이양 서기로 영전했다. 줄곧 베이징에서 전문관료로 성장해온 그로서는 지방경험 이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18인의 차관급중 유일한 여성인 장샤오란 간쑤성 기율위서기는 쓰촨대학을 졸업했으며 충칭(重慶)시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로 발령받아 베이징 중앙무대에 진입했다. 이후 5년동안 공청단 중앙에서 근무해 공청단파로 분류된다.

그 뒤 2008년 간쑤성 부성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12년 간쑤성 간쑤성 기율위 서기에 올랐다. 그는 공청단 근무시절 한국을 자주 방문해 지한파로 평가받고 있다. 18인중 대표적인 지한파는 장안순 옌볜자치주 서기다. 옌볜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한국 지도자들과 교류가 잦다. 그는 디이(第一)기차에서 근무한 후 정계에 입문해 지린성에서 관료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옌볜자치주 서기에 오른 것은 201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