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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투표완료

11일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위원회 위원 투표 집계 결과, 자결파를 포함해 야권이 전체 선거위원 1천194명 가운데 327명을 차지해 1997년 행정장관 선거 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2011년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뽑힌 선거인단 선거에서의 야권이 확보했던 205명보다 122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홍콩 안팎에서는 올해 여러 가지 사안으로 중국 당국이 홍콩에 압력을 행사하면서 홍콩 민심이 멀어진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행정장관은 행정장관 투표권을 갖는 선거위원회 위원은 입법회 의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 정치협상회의(정협)의 홍콩대표, 공상·금융계 및 전문직계, 노동·사회서비스·종교계, 정계 등 4개 분야 인사 1천194명으로 짜인 선거위원회를 통해 간접 선출된다.
입법회 의원, 전인대와 정협 홍콩 대표 등 당연직 선거위원 외에 나머지 733명이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된 것이다.


행정장관 입후보는 선거위원 150명 이상으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아야 출마할 수 있다. 내년 3월 26일 선거에서 과반을 얻어야 당선된다. 당선된 후보는 중국 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7월 1일 취임한다.

야권을 뺀 친(親)중국계 선거위원 867명 중 지난 선거에서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을 지지한 선거위원은 155명, 렁 장관의 경쟁자였던 헨리 탕(唐英年) 전 정무사장을 지지한 선거위원은 22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선거위원은 47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간선 선거인단 선거 투표율은 유권자 약 23만 명 중 10만7천 명이 참가해 46%를 기록해 2011년 27.6%를 크게 웃돌았다. 과도한 친중국 성향으로 인기가 추락했던 렁춘잉 행정장관은 연임을 포기했다​.


현재 우쿽힝(胡國興·70) 전 고등법원 판사가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12일 재정사 사장을 전격 사임한 존 창춘와(曾俊華·65) 전 사장, 재스퍼 창(曾鈺成) 전 입법회의장,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정무사장, 레지나 입(葉劉淑儀·66·여) 신민당 주석 등 친중국계 주요인사들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날 사임한 존 재정사 사장은 시민 여론 조사에서 수 개월 간 1위를 차지해 그가 홍콩의 행정 장관에 출마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으나 이제 사임으로 그 의사가 확인되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존 사장의 사임은 현재 인기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량전잉 행정장관이 지난 9일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에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그의 상징인 콧수염 때문에 “프링글스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미 펜싱과 무술을 좋아하는, 존 사장은 2007년부터 영국 식민지 하의 홍콩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이처럼 간선 선거인단이 뽑는 구조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비록 홍콩 야권이 전체 선거인단의 4분의 1을 확보했으나, 자체후보를 당선시키기는 어려운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