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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행정장관 가족문제로 연임포기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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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정관 렁춘잉이 임기를 끝내고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로서 그는 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최초로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첫 행정장관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렁 장관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선거에 나서면 가족이 선거운동 때문에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라며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렁 장관은 연임 포기 선언이 장녀 렁차이얀(梁齊昕·24)의 상태 때문인지를 묻는 말에 개인 생활에 대해 너무 많이 캐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남편과 아버지로서 책임이 있다. 내 딸은 아버지 한 명을 갖고 있으며 내 아내도 남편 한 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렁 장관은 전날 밤 장녀 렁차이얀이 한달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렁차이얀은 영국 런던에 거주하던 2014년 6월 페이스북에 손목을 그은 사진과 "과다 출혈로 죽게 될까"란 글을 올려 주목을 끌었으며 작년 3월에는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렁 장관은 자신의 결정이 중국 중앙정부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 아니라며 "(중국 당국이) 항상 나를 지지했으며 내가 잘해 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이 지난달 10∼26일 주민 810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9%가 렁 장관의 연임에 반대했으며 연임 찬성률은 19%에 그쳤다.

렁 장관은 2012년 3월 행정장관 선거에서 승리했으며 같은 해 7월 5년 임기의 행정장관에 취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렁 장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렁 장관이 일국양제(一国两制·한 국가 두 체제)와 기본법을 충실하게 시행했으며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홍콩의 안정을 수호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차기 행정장관 선거는 내년 3월 26일 선거위원 1천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를 통한 간선제로 치러진다.

홍콩 보안국장 출신인 레지나 입(叶刘淑仪·66·여) 신민당 주석이 오는 15일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며 데이비드 에이커스-존스 전 정무사장으로부터 공식 지지를 얻었다.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존 창(曾俊华·65) 홍콩 재정사 사장도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