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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 특성과 중국적 차별화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가장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분명 중국 소비자의 특징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이렇다”라고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당연하다. 중국의 크기는 한반도의 43배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지역 간 격차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 연령, 직업, 소득 수준, 교육 수준, 라이프 스타일 등 실제 소비 주체들이 가진 변수마저 고려한다면 그 다양성의 폭은 다른 국가나 지역의 소비 시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2016년 9월 중국 중상정보망(中商情报网)이 중국인터넷소비조사연구센터(ZDC)의 자료를 바탕으로 공개한 다음 이미지들을 보면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지역별 선호 스마트폰 브랜드

무엇보다 1960~1970년대에나 보았을 듯한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짐을 실은) 삼륜차와 가격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이른바 슈퍼카가 보란 듯이 어깨를 나란히 공존하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전체 중국 소비자를 한 바구니에 담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34개 행정구역마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갈리고, 또 각각의 스마트폰 제품을 평가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다. 결국 중국의 모든 소비자를 하나로 뭉뚱그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더라도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의 중국 소비자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소비 특징은 분명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중국적 요소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6년 3월, 글로벌 PR 회사인 루더핀(Ruder Finn)과 시장조사업체 CSG(Consumer Search Group)가 공동으로 발표한 리서치에 따르면, 제품과 서비스의 구매를 고려할 때 중국적 요소를 중시하거나 매우 중시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58%로 나났다. 같은 답을 한 홍콩 지역 응답자의 비중은 11%, 중국 본토 지역의 소비 시장을 공략에 중국적 요소의 활용이 어느 정도 효과적일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2016년이 원숭이 해라는 점에 주목하여 금색 원숭이 장식의 제품 등을 내놓은 국내 패션 브랜드 MCM, 계기판 내 숫자를 고대 한자 형태로 제작한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Ferrari), 중추절에는 월병을, 단오절이면 중국 전통 음식인 '쫑즈'를 판매하는 스타벅스(STARBUCKS)...

국내 밀폐용기 브랜드의 대명사인 락앤락은 2007년 중국 쑤저우에 공장을 설립하며 이 지역 주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춘추전국 시대의 정치가 오자서(伍子胥)의 동상을 공장에 세웠다. ‘외국 민간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장 부지 내 중국 인물의 동상을 세운 사례’로 각종 방송 매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소식이 중국 전역에 소개되며 생각지도 못 했던 홍보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후'는 중국 원 왕조 시대의 명의 위역림(危亦林)의 ‘공진단(拱辰丹) 처방’이라는 소재를 발굴해 중국적 이미지를 창출한 케이스다. 여기에 왕후의 궁중 문화를 더해 차별화된 감성을 담아냈다.

중국이라고 해서 마케팅이 특별히 다른 건 아니다.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면 성공하게 되어 있다. 그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중국적 요소'다. 중국 소비시장 공략에 나선 비즈니스맨들이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할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