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보통 공무원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일은 적고 월급은 많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든다. 특히 중국에서는 공무원 시험의 폭발적인 열기가 해마다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2016년 중국의 신규채용 공무원 필기시험 평균경쟁률은 64:1. 2만2248명 모집에 140만명이 지원했다. 전년(77:1)에 비해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올해 대학 졸업자 수 700만명중 무려 20%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셈이다.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2010년 94:1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곳은 여전히 공무원이다.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유는 단연 ‘급여’가 높기 때문이다. 드러나는 급여는 낮지만 숨어있는 급여가 막대했다. 사회와 경제 각 분야에서 인허가권과 낙찰권, 감독권, 처벌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사회는 중국 최고의 권력집단이었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호화판 접대와 비자금상납 백태는 외국인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공무원 감투를 쓰기만 하면 기업가들이 알아서 허리를 조아려 인사하고, 매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산해진미로 가득한 메뉴에 최고급 마오타이(茅台)주를 함께 마셔주는 일상이 반복된다. 주머니에 찔러주는 뇌물로는 고급 외제차를 사고, 주택과 별장을 구매하며, 축첩을 했다. 공무원은 일반인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었다. 화무십일홍(花无十日红), 인불백일호(人不百日好).
중국 공무원들이 누리던 무소불위의 시절은 시진핑(习近平) 지도부 출범과 함께 그리운 옛이야기가 됐다. 2012년 11월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개최된지 2년만에 18만명이 부패혐의로 낙마했다. 강력한 정풍운동으로 전직 상무위원에서부터 정치국위원, 중앙위원, 장관급 관료들도 추풍낙엽으로 떨어져나갔다. 반부패운동의 강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8항규정으로 대표되는 공직기강확립 운동 역시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출장 제한, 관용차 사용 제한, 식사 제한 등이 공무원들의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이에 공직사회에서 이탈하는 공무원들이 속출했다. 당초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들어온 공무원의 급여가 지나치게 낮다며 급여 대폭 인상요구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공무원 급여만으로 생활이 곤란하다고 여기는 공무원들은 민영기업이나 외국계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숨어있는 급여’가 사라져가자 공무원 급여인상론은 지난 3월 공론화됐다. 명분은 분명했다. 청렴하게 국가에 봉사할테니 급여를 현실화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직급이 낮은 공무원들의 급여로는 생계를 잇기 곤란하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또한 10여 년 기본급이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공무원 임금인상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숨어있는 특권이 많기에 절대로 인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서는 1위안(약 180원)에 호텔급 식사가 제공되며, 교통비, 명절비, 주택보조 등 여러가지 보조금이 많으며, 여전히 음성적인 수입이 많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다. 2년간의 혹독한 정풍운동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공무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도높은 반부패운동에 청렴운동까지 벌이고 있으니, 공무원급여 현실화의 수요는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 공무원들의 부패가 뿌리뽑히지 않은데다 국민들의 반대가 극렬해 공무원 임금인상은 정치적인 부담이 있다. 공무원 급여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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