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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이에는 이

​중국이 16일 한밤중에 미국에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관세폭탄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연간 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반나절도 안돼 맞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새벽 1시 20분께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수입제품 659개에 대해 25%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부과 규모나 방식 모두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가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경고한대로 미국의 관세폭탄과 같다.


중국은 659개 품목 가운데 340억달러에 달하는 545개 품목에 대해 내달 6일부터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14개 품목은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1102개 품목을 25% 관세 부과대상으로 공개하면서 우선 340억달러에 달하는 818개 품목에 대해 내달 6일부터 관세를 매기고, 나머지는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발표한다고 밝힌 것과 다르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USTR의 목록 공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할 경우 미국 역시 추가관세로 다시 보복하겠다는 경고를 했지만 중국은 개의치 않고 맞보복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판공실 관련 책임자는 재정부 사이트에 올린 해설문에서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관련 규칙을 어기고, 중미 양측이 경제무역 협상에서 이른 공동 인식을 위배해 중국의 합법권익을 엄중하게 침범하고 중국 인민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하면 미국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에 주의한다”며 “중국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권리를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보복이 다시 보복을 부르는 치킨게임에 돌입하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당장 내달 6일부터 보복관세를 매기기로한 대상에 올린 미국산 수입제품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지역이 주산지인 대두 등 농산품과 자동차 수산물 등이 포함돼 있다. 추후 검토를 거쳐 확정할 품목에는 미국산 화공품과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 등이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관세폭탄을 두고 3차례 협상을 하면서 상호관세 부과를 중지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이를 다시 번복하는 등 무역마찰 긴장이 롤러코스터를 타왔다.


특히 지난 14일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무역 마찰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미국이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미국이 관세폭탄을 강행하고, 중국이 다시 맞보복에 나서면서 미중간 무역마찰이 자칫 미북 정상회담이 만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수 있을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5일은 시 주석의 생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선물로 관세폭탄을 투척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발 관세폭탄이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 등지의 보복관세를 불러오고 있는데다 세계 1,2위 경제대국간 무역전쟁까지 점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무역전쟁에 휘말리게됐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