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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중국판 세월호 사건 "높은 분부터 먼저 도망갈 수 있도록 가만히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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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2년전인 1994년 12월 8일 오후 6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커라마이시(克拉玛依市) 우정공연장에서 초·중학생 736명과 선생님, 공무원 등 총 796명이 참여한 문맹 퇴치 기념공연이 열렸다.

공연이 시작되고 20분이 지난 오후 6시 20분, 공연장 무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무대 위에 설치된 조명등 중 하나가 과열돼 불이 났고, 이 불이 무대 막으로 옮겨 붙었고, 무대 막에 붙은 불이 관람석으로 번지면서, 공연장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화재 발생 당시 공연장에서 건물 복도로 나갈 수 있는 문은 총 6개였지만 2개가 열쇠로 잠가 놓아 이용할 수 없었고 건물 복도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문은 총 8개가 있었는데, 그 중 문 하나만 열려 있었고, 나머지 문 7개는 열쇠로 잠가 놓아 이용할 수 없었다. 공연장에 있던 796명은 오직 문 한개만을 통해서만 외부로 대피할 수 있었던 상황.

불길이 세지고 나갈 수 있는 비상문은 오직 하나였고 조명등에서 시작된 불이 무대 막에 옮겨 붙자, 우정공연장 직원들이 이동식 대형 소화기를 가지고 와서 불을 끄려 했지만, 소화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모두 꼼짝 말고 앉아 있어라. 높은 분부터 먼저 대피하여야한다.(大家都坐下、不要动!让领导先走!)

이 한마디에 불이 난 공연장에 그대로 앉아있어야 했던 초등학생과 중학생 288명과 교사 및 관계자 등 총 325명이 사망했다.

우정공연장은 사고 발생 2년 전에 개축하면서 내부 시설을 다시 설치했다. 이때 소방당국은 무대막과 조명등이 23cm밖에 떨어지지 않아 화재 위험이 있다면서 문서로 개선 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개선하지 않았던 우정공연장 총 책임자 '차이자오평' 주임은 화재사고 발생 시 이미 퇴근해 현장에 없었지만, 재판부는 최고 책임자로서의 관리 태만 죄명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는다.

우정공연장 '카더얼' 부주임은 시설 관리 태만과 어린이를 대피시키지 않은 죄명으로 징역 6년을 화재가 발생하자 도망가 버린 공연장 문 열쇠를 관리하는 담당 직원은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무대 맨 앞 좌석에 있던 고위직 공무원들 26명과 공연장 직원들이 제일 먼저 대피했고 이들이 공연장을 빠지고 나온 후에야 선생들이 어린 학생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하나밖에 없던 탈출구 문이 불에 타 무너져 내렸고 대피하지 못했던 어린이 288명 그리고 교사들과 구청 교육 실무자 34명이 결국 불에 타 죽고만다.

하나 남은 탈출구 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무대 앞 좌석에 앉아 있던 높으신 공무원들이 탈출구 문으로 접근하기 위해 공연장을 가로질러 가는 시간 동안 누구 한 사람도 하나 남은 탈출구 문으로 대피하지 못했다.
7세에서 15세까지 초·중학생 어린이 736명 중 288명, 교사 18명 중 17명, 구청 교육담당 직원 23명 중 고위직 공무원을 제외한 17명이 사망했지만 고위직 공무원 모두와 공연장 근무자 대부분이 생존했다.

커마라이화재 사고로 총 19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공연 참석 시청 공무원 중 가장 직위가 높은 시청 석유관리국 '방티앤루(方天录)' 부국장은 화재 대피 지휘 관리를 하지 않고 혼자 도망간 죄명으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화재현장에서 제일 먼저 도망 나온 후 머리카락이 그슬려서 아프다면서 차를 몰아 병원에 갔다.

두 번째로 직위가 높은 '자오란시우(赵兰秀)'부시장은 화재 발생시 소방서에 신고하고, 전기 전원을 내리는 등 화재진압을 지휘했고, 공연 중이었던 어린이들을 대피시켰고 그 과정에서 얼굴 90%가 화상을 입고, 손가락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화상을 입었지만, 책임자이기 때문에 4년 6개월 징역형을 받는다.

다음으로 시청 교육부 '탕지앤'주임과 시청 교육부 '꽝리'부서기는 어린이 대피 지휘 관리를 하지 않고 혼자 도망간 죄로 각각 4년과 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어린이들은 꼼짝 말고 앉아 있어라"라고 말했는데, 누구인지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꽝리'부서기는 기자가 왜 어린이를 놔두고 혼자 살려고 도망갔느냐고 묻자 "사람은 당연히 자신의 목숨부터 챙긴다"라고 대답했다.


지금도 중국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이 "애들은 꼼짝 말고 앉아 있어라, 우선 고위직이 먼저 대피하겠다"라는 말에 분개한다.

반면 애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교사들을 다시 한 번 추모한다. 학교를 퇴직했다가 어린이가 좋아서 다시 학교로 돌아와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하던 '멍추이펀' 선생님은 온몸으로 어린이를 감싸고 엎드린 자세로 불에 타 사망했다. 하지만 선생님 품속에 있던 학생은 살수 있었다.

제8초등학교 '장리' 교장과 제1중학교 '니전씽' 교감 선생은 어린이들을 벽에 붙여 앉히고 자신들의 몸으로 어린이를 감싸 안은 채 사망했다.

제7중학교 '조우리앤' 선생은 불붙은 커튼 천으로 출입구 불을 끄면서 어린이를 밖으로 내 보냈다. 커튼 천이 모두 불 타자 선생님은 더는 출입구 불을 끌 수 없어 공연장 안에서 사망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과거 일을 잊어버리면, 반드시 반복된다.(遗忘历史、历史就会重演)"라는 말과 함께 22년전 발생했던 대화재사건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