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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우표수집


명품, 미술품, 화폐,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던 중국인들에게 있어 고전적이면서 돈 되는 수집 아이템이 바로 우표다.

2012년 1월 5일. 중국 우체국 앞에는 새벽부터 우체국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중국인들로 우표 쟁탈전을 방불케 했다. 중국이 2012년 임진년 용의 해를 맞아 1300 종의 우표와 우표 책 등의 상품을 발행했는데 용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이 이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것이다. 상품들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 우표들은 몇 년이 지난 뒤 값을 올려 받으며 되팔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관련 우표들의 가격은 9배나 뛰기도 했다.


우표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누린 것도 중국의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이 반영된 우표였다.
2011년 홍콩에서 열린 우표 경매 시장에서는 마오쩌둥(毛泽东)의 모습이 담겨 있는 1968년 발행된 우표 4장이 110만 달러, 한국돈 12억 8000만원에 낙찰되었다. 1888년 발행된 중국 우표 한 세트는 1012만 홍콩달러(14억 원)에 판매되는 기록도 세웠다.


마오의 인기는 그의 생전 메모를 수집하려는 사람들이 부른 가격에서도 드러났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 1년 전에 남긴 육필 메모가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2017년 7월, 10억원에 낙찰됐다. BBC 중문판은 마오쩌둥이 1975년 여류 고전문학가 루디(蘆荻)와 한담을 나누면서 끄적인 문학 관련 메모가 소더비 경매장에서 70만4000파운드(10억4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그가 남긴 육필 메모집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난필임에도 예상보다 10배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저우언라이 총리 우표
중국인들의 특징은 우표 수집을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큰 자산’으로 여기는 것이다. 우표는 가볍고, 어지간해서는 잘 훼손되지 않는다. 도자기처럼 깨지지도 않고, 미술품처럼 손이 많이 가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역사와 전통을 담고 사회상도 담아내는 보석 같은 존재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는 성에 차지 않는 중국인들은 우표, 동전, 지폐, 골동품 등 역사가 담긴 아이템들에 돈을 대고 있다.

일부 희귀 우표의 경우 10년간 가격이 10배 이상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대만이 1886년 최초로 발행한 우표 2장이 포함된 한 세트는 홍콩의 우표 수집가에게 130만 달러에 팔렸다.


중국 베이징의 우표 교역센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우표 시장의 큰 손이다”라는 기획기사도 낸 적이 있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 우표 수집가 중 3분의 1 정도가 중국인이다. 홍콩 등지에 6곳의 우표 경매장이 문을 여는 등 중화권은 단연 우표 시장의 허브다. 홍콩, 싱가포르, 베이징등이 우표 거래의 메카다. 어지간한 이벤트들이 열리면 우표로 만든다. 일대일로 우표도 내고, 홍콩 반환 20주년 같은 역사적 사건도 우표로 낸다. 모든 것이 우표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