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교보문고가 '올해의 책' 50권을 선정했다.
우선 올해 국내에 출간된 책을 통해 무술년(戊戌年)을 내다볼 수 있는 키워드 5가지를 꼽았다. '더 나은 세상' '호모 데우스' '외로운 도시' '모르는 사람들' '인생의 발견'이 그것이다. 교보문고 MD와 각 분야 전문가 4명의 추천을 받아 각 키워드에 어울리는 책 50권을 엄선했다. 새해를 맞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최고의 책 목록이기도 하다.
첫 번째 키워드 '더 나은 세상'에는 올해 열풍을 일으킨 인문 교양 분야 도서를 엄선했다. 실천윤리학자인 피터 싱어의 '더 나은 세상'은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을 담은 책이다. 데이비드 색스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아날로그의 반격' 현상을 지상중계했다. 혐오, 차별, 고용불안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알려준 사회역학자인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가히 올해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실크로드 세계사'는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 반기를 들며 동양의 실크로드 지역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봤다.
'호모 데우스'는 라틴어로 신이 된 인간을 뜻한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을 다루거나,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책이 유난히 많았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는 불멸, 행복, 신성을 손에 쥔 인류가 어디로 향할지에 관한 섬뜩한 예언을 담은 역작이었다. '대량살상수학무기'는 윤리적 가치 판단이 배제된 빅데이터가 얼마나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고발한 책이다. 이대열의 '지능의 탄생'은 인간지능을 알아야 인공지능도 이해할 수 있음을 알려줬다. '플랫폼 레볼루션' '히트 메이커스'는 올해 최고의 경영서로 꼽을 만했다. 에드 용의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도 놓쳐선 안 될 과학책이다.
'외로운 도시'는 문학 분야 10권의 도서를 꿰는 키워드다. '외로운 도시'는 올리비아 랭이 예술가가 남긴 외로움의 조각을 이어 붙이며 고독이라는 도시의 맨 얼굴을 그려낸 아름다운 에세이였다. '운명과 분노' '꿀벌과 천둥' '내 마음의 낯섦'은 문학이 그려내는 세계의 방대함과 대담함을 알려준 최고의 해외 문학이었다.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과 조해진의 '빛의 호위', 손보미의 '디어 랄프 로렌'도 한국 문학 최고의 성취로 꼽을 만했다. 심보선의 시집 '오늘은 잘 모르겠어'와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도 시인의 섬세한 언어로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모르는 사람들'은 올해를 뜨겁게 달군 페미니즘 열풍의 주역이 된 책과 소외받는 타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책을 모았다. '랩걸'은 여성 과학자 호프 자런이 삶과 과학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담아 호평받은 책이다.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김숨의 '당신의 신', 임솔아의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도 페미니즘적 독법이 가능한 수작이었다. 김정연의 만화 '혼자를 기르는 법'과 그래픽노블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도 여성 독자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냈다. '힐빌리의 노래'는 보수화된 미국 백인 노동자계층의 민낯을 담아낸 논픽션으로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마지막 키워드는 실용 분야의 책을 모은 '인생의 발견'이다. 강상중 교수가 일과 직업을 대하는 자세를 알려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과 50세에 아사히신문사를 그만둔 저자의 고백을 담은 '퇴사하겠습니다'는 직장인에게 절실한 조언을 들려준다. '일상기술연구소'를 비롯해 '우아함의 기술' '라틴어 수업'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등은 삶을 더 지혜롭게 꾸려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공정무역 제품 구매,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 온정에만 바탕한 행동이 효용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고발한 '냉정한 이타주의자', 한식에 필요한 건 손맛과 모성이 아님을 냉철하게 비평한 '한식의 품격'도 올 한 해 화두를 던진 양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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