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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변신 가속화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9%를 기록했다. 당국의 목표치 6.5%이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2010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성장률이 7년만에 확장세로 반전됐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2017년 국내총생산(GDP)이 82조 70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8조위안, 달러로는 1조 2000억달러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통계국은 이는 2016년 세계 14위 국가의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2016년 GDP가 1조 2000억달러에 달한 스페인만한 경제가 새로 생겨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처음으로 80조위안을 넘어선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의 3분의 2에 이르렀다며 향후 10년 내 미국 경제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6.7%로 1990년 이후 26년만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지만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세로 전환한 게 회복세에 탄력을 줬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2016년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지난해 각각 7.9%, 15.9% 증가했다. 순수출의 경제 성장 공헌도 역시 2016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였지만 지난해엔 9.1%로 반등했다.

구체적인 성적표를 뜯어보면 중국의 혁신형 국가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중국 경제가 새해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혁신형 국가를 향한 성장의 질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새해 벽두부터 기초과학 등 과학기술 육성을 강조하는 지도부의 행보가 줄을 잇는 것도 저임 노동력에 의존해온 중국 경제의 변신 가속을 뒷받침한다.

◆산업용 로봇 생산 68% 급증...신기술 신업태 신모델 고성장

닝지저(宁吉喆)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이날 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작년 경제성적표를 소개하며 혁신 발전이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비교적 빠른 성장을 했다고 자평했다.

닝 국장은 과거에 언급한 신기술 신산업 신업태 신모델에 이어 신제품과 신성장동력도 있다며 6개의 신(新)이 지난해 왕성한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신기술로는 중국 첫 중대형 여객기 C919의 첫 비행과 최고 시속 400km의 새 고속철도 푸싱(復興)호 운행,양자통신, 심해탐측 등의 성과가 지난해 이어진 걸 사례로 들었다.

신산업에서는 지난해 전략적 신흥산업 부가가치 생산이 전년 대비 11% 증가해 공업 성장률(6.6%)을 4.4%포인트 웃돈 게 꼽혔다. 컴퓨터 통신 및 기타 전자 설비 제조업과 의료 제조업 매출도 각각 13.8%, 12.4% 늘었다.

신업태로는 전자상거래 급팽창과 이에 따른 택배산업 고성장이 거론됐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모바일 결제 확대로 온라인쇼핑 규모가 32.2% 늘었다. 2016년에 비해 증가율이 6%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실물상품의 온라인 쇼핑이 전체 사회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11월 11일 독신자의 날 할인행사에서는 전체 거래액의 83.4%를 모바일 거래가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자상거래 시장 급팽창은 택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작년 택배기업이 처리한 물량은 400억 6000만여건으로 28% 증가했다. 관련 매출도 4957억위안으로 24.7% 증가했다.

신모델은 공유경제 디지털경제 플랫폼 경제의 빠른 성장으로 구현되고 있고, 이들 신모델이 신성장 동력으로 이어졌다는 게 국가통계국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창업과 만인혁신, 규제 개혁이 시장에서의 기업 역할을 키웠다. 지난해 새로 등기를 마친 기업은 607만 4000여개사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하루 평균 1만 6600여개가 생겨난 것이다.

신제품으로는 산업용 로봇과 신에너지자동차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지난해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13만 1079대로 전년 대비 68.1% 급증했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자동차 생산량도 71만 6000여대로 전년 대비 51.1% 늘었다. 반도체 생산량도 18.2%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중국 혁신지표 쑥숙

완강(万钢)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달 9일 전국 과학기술 공작회의에서 공개한 통계도 중국의 기술 혁신 능력에 뚜렷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는 1조 7600억위안으로 추정됐다. 2012년 대비 70.9%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2.15%로 유럽연합(EU) 15개국 평균 수준(2.1%)을 웃돌았다.

과학기술 분야 국제논문 건수도 2012년에 비해 70% 늘면서 독일 영국 등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특허 출원과 등록건수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효력있는 특허 보유량 기준으로는 세계 3위다.

중국의 기술거래 계약규모도 지난해 1조 3000억위안에 달했고, 첨단기술기업의 수량도 13만 6000여개로 늘었다. 이들이 전체 연구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고, 전체 특허 획득량의 40%를 차지한다. 과학기술 진보의 경제 공헌도 역시 2012년 52.2%에서 지난해 57.5%로 올라왔다. 국가 혁신능력 순위도 2012년 20위에서 지난해 17위로 상승했다.

◆서비스 산업 경제성장 기여도 58.8%로 산업구조 고도화

지난해 3차산업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6%로 2016년과 같은 수준이지만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58.8%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확대됐다. 공업이 주도하는 경제에서 공업과 서비스업이 함께 주도하는 산업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게 국가통계국의 진단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8.2% 올라갔다. 상승폭이 전년 대비 0.1% 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1~11월 규모이상 서비스업체 매출 증가율도 13.9%로 전년 동기에 비해 2.5%포인트 높아졌다.서비스업체들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30.4%로 28.2%포인트 올라갔다.전략적 신흥서비스업, 생산성 서비스업, 과학기술 서비스업 매출도 각각 18%, 15%, 15.1% 증가했다.

◆과학자 영웅으로 만들고, 지도부 기초과학 중시 합창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은 이달 3일 새해 첫 상무회의에서 사업환경 개선과 함께 기초과학 육성을 과제로 제시했다.이를 위해 수학등 중점 기초과학 연구와 학과를 중시하는 교육을 펴나가기로 했다. 기초과학과 응용연구 연계를 촉진해 스마트제조 정보기술 현대농업 자원환경 등 중점영역에서 응용기술의 혁신에 힘쓰기로 했다.

또 세수 및 은행대출 정책 등을 통해 기업과 사회의 역량을 기초과학 연구에 투입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실패를 용인하는 시스템도 만들기로 했다. 전략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배양하고 유치하는데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어 이달 9일 열린 전국 과학기술 공작회의에서는 과기부의 1호 문건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로 과학기술 공작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의견’을 발표했다. 이 의견은 향후 일정시간 과학기술 업무에서 중점을 둬야할 주요 요구사항을 담았다.

▲당(党)의 과학기술 업무에 대한 전면적인 영도(领导)를 견지하고 ▲공급측 구조개혁을 과학기술 혁신으로 이어지게 하고 ▲기초과학 연구를 혁신형 국가건설의 중요한 기초가 되도록 하고 ▲인민 중심을 과학기술 업무의 근본적인 출발점이자 실행점으로 삼고 ▲과학기술 체제 개혁을 통해 혁신과 창업 활력을 북돋우고 ▲인재를 혁신이 이끄는 발전의 최고 자원으로 삼기로 한 게 그렇다.

앞서 이달 8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상 대회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가오리 부총리 왕후닝 신임 상무위원 등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중국에서 과학기술상 수상식에 주요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은 관례가 되다시피한 일로 과학기술자를 영웅으로 만드는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국가과학기술상 수상식에서 과학기술 강국 건설를 위해 기초과학 연구를 강화하고, 기초와 응용과학 결합을 촉진해서 독창적인 혁신능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생 복지 증진을 위해 중요한 질병 예방과 식품안전, 환경오염 처리 등의 과학기술 영역에서 성과를 내 인민생활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신기술 신산업 신업태의 성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특히 과학기술 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람이라며 혁신 인센티브 시스템을 보완해 혁신팀과 뛰어난 인재에게 더 많은 부(富)의 지배권과 연구 노선 결정권을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공로가 있는 과학기술자들이 명예와 이익을 모두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