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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날개꺽인 현대 자동차


지난 9일 중국 전국승용차시장신식연석회(CPCA)가 발표한 2월 승용차 시장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전년 동기 대비 41.5% 감소한 3만 8000대를 판매했다.

사드 한반도 배치 부지 결정 직후 반한(反韓)정서 확산 탓에 판매가 반토막나서 작년 월간 기준 가장 적은 판매량에 그쳤던 3월(4만 5000대) 보다 15.6% 적은 수준이다.

판매 감소세가 2월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144만 1716대)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0.5%)보다 훨씬 크다. 이에 따라 베이징현대의 시장 점유율은 올들어 다시 2%대로 내려왔다.


베이징현대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3월 2%대로 주저앉았지만 9월부터 3% 이상을 유지했고 12월엔 4.6%까지 다시 끌어올렸지만 올 1월과 2월에 각각 2.5%로 다시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처음으로 베이징현대를 나란히 제친 지리(吉利)자동차와 닛산자동차는 약진하고 있다. 토종과 일본계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독일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지리차는 2016년 중국 승용차 판매량 순위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후 지난해에는 4계단 오른 6위에 올라 9위에 그친 베이징현대를 추월했다.

지리차는 2월 판매량이 베이징현대의 2배를 웃도는 10만 971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4% 늘었다. 올들어 1~2월 판매량도 26만 37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급증했다.

2월에 10위권에 진입한 중국 토종 자동차회사는 상하이자동차가 처음 이름을 올리면서 지리 창안(长安) 창청(长城)등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올들어 2월까지 토종브랜드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4.6%)의 3배 수준에 이른다.

닛산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닛산은 2017년 5위에 오르면서 베이징현대를 앞서기 시작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3월 이후 12개월 연속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을 웃돌았다. 올들어서도 2월까지 18만 3000대를 팔아 베이징현대에 비해 61.9%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월 한달간만 놓고 보면 판매량이 베이징현대의 1.79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월엔 광저우혼다(4만 2243대)가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해 일본계 합작법인 두 곳이 이름을 올렸다.

2014년만해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베이징현대(4위)와 둥펑웨다기아(10위)로 10위권에 포진했지만 올 2월 일본계 자동차가 5위와 10위를 기록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베이징현대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정책으로 작년 하반기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호화차의 급성장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자동차의 2월 판매량은 2만 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면서 중국 자동차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고 CPCA가 평가했다.

SUV의 경우 올들어 2월까지 166만 4615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4.6%)의 2배를 웃돈다. 같은 기간 팔린 호화브랜드 자동차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7%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의 경우 벤츠와 합작한 베이징벤츠의 작년 판매량이 42만 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브랜드의 전기차 공략 확대와 SUV 고품질화, 일본계 자동차의 엔저에 따른 저가와 SUV 등 라인업 확대 등이 좋은 성적표로 나타나는 것은 전기차 SUV 호화차 급성장의 흐름에 올라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도 저가격 고사양의 SUV 투입 등을 통해 실적 만회를 노린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