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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공유의 성공모델 스포티파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음원은 불법으로 내려받아 듣는 것이 ‘상식’이었다. 법을 어기는 것이란 인식조차 크지 않았다. 세계 음반 시장은 1999년 146억달러(약 16조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냅스터(음원 파일 공유 서비스)의 등장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스웨덴 출신 다니엘 에크(35·Daniel Ek) 스포티파이(Spotify)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음악 시장의 미래는 ‘공유’와 ‘무료’에 있다고 보고 2008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웨덴은 세계적인 스타 "아바"로 팝음악에 대한 수요가 일정한 곳. 사실 그가 시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후발주자다. 미국의 유사 서비스 ‘판도라’보다는 3년, 한국의 벅스뮤직보다는 8년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다니엘 에크가 생각했던 음악 산업의 트렌드가 숙박이나 자동차처럼 ‘소유’에서 원할 때 접속해 듣는 ‘공유’로 바뀔 것으로 예측한 결과는  10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매출 50억달러(약 5조원)를 기록, 유료회원 기준 글로벌 점유율 40%인 회사로 성장했다. 2위인 애플뮤직(19%)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무료회원을 포함해 전세계 1억5000만명이 사용하는 스포티파이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유망 스타트업의 면모를 과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스포티파이는 기준 가격인 132달러 대비 13% 오른 149.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가는 169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300억달러(약 32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 빌보드는 지난해 초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100인 중 1위로 에크 CEO를 뽑았다. 빌보드는 “냅스터 등장 이후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음원 산업이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그건 대부분 단 한 사람, 다니엘 에크 덕분이다”라고 평가했다.

에크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산업을 위기에서 구할 해결책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음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공유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광고 수익으로 창작자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겠다는 취지였다. 30분에 한 번꼴로 광고를 들으면 무료 이용이 가능하고, 유료 회원은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불법 음원 공유의 그림자도 깨끗이 걷어냈다. 소니, 유니버셜, 워너 등 대형 음반사와 정식 계약으로 수백만 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길을 열었다. 음반사들을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2년간 끈질기게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낮은 가격에 회사 주식 일부를 팔면서 계약을 성사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포티파이의 스트리밍 방식은 음원 다운로드(소유) 방식을 고수한 애플의 아이튠즈를 누르고 모바일시장을 장악했다. 2010년 50만명이던 스포티파이의 유료회원 수는 3년 만에 열 배로 불어났다. 2018년 들어 7000만명을 돌파했으며 61개국에서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주도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시장 회복세도 이끌었다. 2015년 45.2% 늘어난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에 힘입어 세계 음반 매출은 전년보다 3.2% 성장했다. 1999년 이후 줄곧 위축됐던 음악시장이 16년 만에 기지개를 킨 것이다. “다니엘 에크가 음악 산업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에크는 음악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외할머니는 오페라 가수였고, 외할아버지는 재즈 피아니스트였다. 네 살때부터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지만, 에크는 일찌감치 음악가가 아닌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그는 IT업계에서 일하던 새아버지 덕에 다섯 살때부터 컴퓨터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14살 때부터 홈페이지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리 돈으로 10만원, 20만원의 수익을 내다가 18세 때 25명의 또래 친구들을 고용할 정도로 사업이 커져 월 순수익이 150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에크는 세계적 명문대인 스웨덴왕립공대에 진학했으나 1학년 내내 수학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8주 만에 자퇴했다. 이후 광고회사, 경매회사 등에서 일하던 그는 온라인 광고회사 ‘애드버티고’를 설립해 운영하다 2006년 대형 광고회사인 ‘트레이드더블러’로 200만달러(약 22억원)에 매각했다.

에크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회사를 매각하고 큰 돈을 쥐게 됐지만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릴적 꿈꾸던 빨간색 페라리 ‘360 모데나’를 몰고 최고급 샴페인을 마셨지만 우울했다”며 “돈만 생기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앞이 막막했다”고 말했다.

에크는 아끼던 스포츠카를 팔고 고급 아파트도 내놓은 뒤 시골의 작은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자신의 회사를 인수한 트레이드더블러의 마르틴 로렌트존 CEO와 대화를 하다 어린 시절, 록 밴드 메탈리카에 빠지고 레드 제플린, 비틀스, 데이비드 보위 등에 심취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는 “화려한 파티를 즐기던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새로운 사업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며 “저작권을 지키면서 무료로 세상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음원스트리밍 사업의 후발주자로 스포티파이가 유럽뿐 아니라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등을 점령하며 단기간에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원동력은 디지털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더하며 새로운 음악 문화를 창조한 데 있다. 스포티파이 이용자 사이에서는 서로의 재생목록을 공유하며 음악적 취향을 공유하는 놀이문화가 있다. 과거 개인이 직접 음악을 골라 녹음한 카세트테이프의 낭만을 인터넷으로 옮겨온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바마는 2013년 ‘취임 기념 파티용 음악’ 재생목록을 공개했다. 2015년에는 리듬앤블루스(알앤비), 힙합, 펑크, 재즈 등 흑인 음악이 담긴 ‘여름 휴가용’ 재생목록을 공개해 흑인 문화, 흑인 인권과 자신의 연결고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에크는 “스포티파이는 음악 소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즐기고, 재생목록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취향을 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뉴욕 증시에 회사를 상장(上場)시키면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스포티파이 시가총액은 270억달러(약 29조원)로, 그의 지분 가치는 최대 20억달러(약 2조1200억원)에 달한다. 에크 CEO는 뉴욕 증시 상장도 직상장(direct listing)으로 했다. 월가의 금융회사를 통해 진행하는 일반적인 기업공개(IPO) 대신 기업이 주식을 거래소에 직접 등록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간소하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스포티파이는 신주발행으로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는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와는 달리 기존 주주와 직원들의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이례적인 직상장 방식으로 상장에 성공하면서, 향후 실리콘밸리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공개 방식도 달라질 것이로 전망된다.  2006년 스포티파이를 세운 에크는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저작권을 지키면서 세상 모든 음악을 공유하는 것을 지향한다. 소니·유니버설·워너 등 대형 음반사와 정식 계약을 하고 광고 수익을 저작권료로 지급한다.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가수와 음악도 추천한다. 이용자는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광고 없이 이용하는 유료 회원은 61개국 7000만명에 달한다. 그는 "최고의 음악 지능(知能)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추천서비스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 스타트업(신생벤 처기업)도 인수하고 있다.

【Spotify上市首日表现强劲】- 音乐流媒体巨头Spotify周二上市首日表现强劲,成功通过一种非常规方式实现上市。美东时间周二下午4点,Spotify股价报149.01美元,市值达到265亿美元。以上市首日收盘价计算,Spotify跻身美国十大科技IPO行列,略低于2004年谷歌上市首日收盘市值。去年12月腾讯与Spotify互换了股份,腾讯目前持有的9.1%股份价值24.6亿美元。Spotify在公开上市过程中选择了少见的直接上市方式,绕过了投行承销股份的程序,选择不为公司募集任何资金。Spotify省下了数千万美元的费用,并给员工和早期投资者提供了套现的机会。但直接上市的做法也意味着投资者无法得到典型IPO程序的传统保护,在市场定价过程中,该股交投会异常震荡,特别是在初期阶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