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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흡연자 천국에서 지옥으로


'흡연자들의 천국’이라 불렸던 중국에서 갑자기 실시된 엄격한 금연정책에 특히 베이징 시민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작스런 금연정책에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관계 당국 직원들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에 이르렀다. 베이징 담배규제협회의 리우 후이는 “하루에 100통 이상의 항의 전화를 받고 있다. 사무실 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시당국은 지난 6월1일부터 사무실과 호텔, 병원, 식당 등 시내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웹사이트나 공공장소 간판에 담배 광고물을 싣거나 유치원, 학교 반경 100m안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했다. 이를 위반할 시 개인은 최대 200위안, 기관은 최대 1만 위안의 벌금을 내야한다.


베이징 시당국이 금연위반으로 징수한 벌금액도 상당하다. 금연장책이 시행되고 난 후 3개월간 3100개 기업이 시 당국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으며, 흡연자 1600명이 벌금형을 받았다. 이 중 개인흡연자 360명이 38만 위안(6876만원), 144개 기업이 38만 위안을 물었다.

또한 중국정부는 5월 11일부터 담배소비세를 기존 5%에서 11%으로 2배가량 인상했다. 담뱃세는 지난 1994년 중국 담배소비세가 처음 제정된 이래 1998, 2001, 2009년 세 번에 걸쳐 인상되었으나 실질적인 흡연인구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이번 조치 역시 세금인상으로 국고만 늘어나고 흡연인구는 과연 감소할 지주목된다.

현재 중국정부가 한 해에 거두는 담뱃세는 4280억 위안가량이다. 또한 담배 권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흡연자 인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억명, 세계 흡연자 3명 중 1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담배 22가치를 피우고 있다.

첸정밍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지난 10월 8일 의학전문 저널 '란셋'에 발표한 중국 남녀 흡연 관련 사망 추이 비교 논문에 따르면,
1990년대 이래 40~79세 성인 남성 사망자 20%는 흡연으로 인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2010년 흡연 관련 질병으로 숨진 사람은 남성 84만명, 여성 13만명 등 총 97만명에 이르며 흡연 사망자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2030년에는 그 수가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