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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봉투에 담아주는 중국의 세뱃돈, 야수이첸

우리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가장 큰 명절은 춘제(春节)라 불리우는 설입니다. 이 날은 한국이나 중국에서나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으니, 바로 세뱃돈입니다.

중국에서는 송나라 때부터 정월 초하루, 즉 음력 1월 1일이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 이라는 의미로 덕담과 함께 홍바오(紅包·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줬다고 합니다. 야수이첸(压岁钱·재앙을 막는 돈이라는 뜻)이라 부르는 이 돈의 뜻은 귀신이나 요괴 등이 어린아이를 해치려고 할 때 돈을 공물로 바쳐 위기를 넘기라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뜻과 나이를 의미하는 수이(岁)가 작은 요괴를 뜻하는 수이(祟/suì)와 발음이 같아, ‘나쁜 기운을 막는 돈’이란 뜻에서 야쑤이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하는 설등이 있습니다.

http://card.weibo.com/article/h5/s#cid=1001603932559766596118&vid=1926024227&extparam=&from=1060093010&wm=3333_2001&ip=223.55.61.76


중국인이 세뱃돈을 건넬 때에는 악귀와 불운이 무서워해서 피하기에 이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색으로 알려진 '붉은색' 홍바오를 사용합니다. 홍바오는 설 뿐만 아니라 다른 명절이나 결혼, 출생, 환갑 등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지폐가 나오기 전에는 홍바오가 아닌 붉은색 끈에 엽전을 꿰어 줬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끈에 꿴 엽전이나 과일, 떡 등으로 받았던 세뱃돈이 지폐가 나오면서부터 현금으로 ‘지급되기’ 시작했고, 최근에 들어서는 ICT의 발전에 따른 다양한 금융 수단의 등장에 힘입어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세뱃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갓 5살을 넘긴 야오링허우(10后·2010년 이후 출생자)들에게는 이제 야수이첸이 더이상 붉은색 봉투에 담긴 현금을 의미한다는 것이 아닌 최초의 세대들이라고 합니다. 이제 홍바오에 담긴 것이 현금이 아닌 주식이라 합니다. 취학 전 어린아이들에게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보다는 시장의 상황을 장기적으로 보고 굴려야 하는 주식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수이첸을 주식도 현금도 아닌 모바일로 ‘결제’하는 문화는 더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모바일 야수이첸 시장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100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oodaylee&logNo=220288942944


작년 베이징의 신징바오(新京報)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10~13세 어린이 90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 명당 평균 세뱃돈은 무려 4867위안(약 89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전년도인 2013년보다 5% 상승한 것이며,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여겨집니다.

세뱃돈에 따른 진풍경도 매년 신문지상에 오르곤 하는데 지난 2007년, 중국의 14세 소녀는 관영 CCTV에 '설에 받은 세뱃돈 2800위안을 돌려받기 위해 부모를 고소하려 한다'는 제보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고, 2011년에는 세뱃돈 100위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대 아들이 아버지를 구타해 아버지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돈을 쫒는(向钱看) 중국인들이기에 세뱃돈의 원래의 뜻인 액운을 물리치고 부와 건강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다 잊어버린 것이 아닌 가 싶습니다.